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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리더십 커지는 캐나다 노동운동
▲ 사진 왼쪽이 연합식품상업노조 출신의 비 브르스크. 오른쪽이 캐나다간호사노조연맹 위원장인 린다 실라스.

캐나다에서 노조원 중 여성 비율은 1978년 29%에서 1998년 48.5%을 거쳐 2019년 53.1%로 지난 40년 동안 급상승해 왔다. 여성이 상대적으로 많은 공공부문에서 노조 조직률이 높다는 이유도 있겠으나, 여러 형태의 체계적 차별을 겪고 있는 여성에게 ‘노조가 주는 이익’이 남성과 비교할 때 더 컸다는 점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물론 평조합원 수에서 나타난 여성 비율 급증에 비해 노조 지도부에서의 여성 비율은 대단히 낮았던 것이 지금까지의 현실이다. 노조운동에서 대부분의 지도부 직책은 압도적으로 남성들이 차지해 왔다. 이론상 여성 지도부 선출을 막는 제도적 장치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조직적·문화적으로 여성의 진출을 방해하는 보이지 않는 유리 천장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도식적인 자본주의적 성 역할에 따라 리더십과 조직경영 능력에서 남성보다 뒤떨어진다는 여성에 대한 평가 절하가 캐나다 노동운동 안에도 존재해 왔던 것이다.

하지만 공공부문 노조를 중심으로 여성 위원장들이 하나둘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전체 노동운동 안에서 여성의 역할이 중요해지기 시작했다. 동시에 남녀 간 임금 평등, 사용자의 유급 탁아 시설 제공, 유급 모성휴가, 일터에서의 성차별 금지를 위한 캐나다 노동운동의 캠페인이 활발해졌다.

캐나다 노동운동에서 첫 여성 리더십 사례는 1975년 캐나다공공종업원조합(CUPE) 위원장에 당선된 그레이스 하트만(Grace Hartman, 1918~1993)이었다. 캐나다는 물론 미국을 포함한 북미에서 최초의 여성 산별노조 위원장이었던 하트만은 불법파업 공모 혐의로 1981년 투옥되기도 했다. 또한 CUPE 부위원장이었던 셜리 카(Shirley Carr, 2010년 사망)는 1986년 당시 최대 노총이었던 CLC(캐나다노동회의)의 첫 여성 위원장으로 당선됐다. 공공부문 노조 출신으로는 최초이자 여성으로도 최초로 노총 위원장이 된 것이다. 재선까지 한 카의 위원장 재직 기간 동안 노동운동과 지역사회 연대가 촉진되고, 노동운동이 주축이 돼 만든 사회민주주의 정당인 신민주당과의 정치적 연계가 강화됐다.

올해 말 CLC 위원장 선거는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후보들 사이의 경선으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식품상업노조의(UFCW) 비 브르스크와 캐나다간호사노조연맹(CFNU) 위원장인 린다 실라스가 경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979년 출범한 조합원 130만명의 UFCW는 캐나다와 미국 두 나라에 걸친 ‘국제노조’로 미국노총(AFL-CIO)과 CLC에 동시에 가입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국제노조(international union)는 전 세계 각국의 모든 노조를 조직하고 있는 글로벌노조와 달리 북미 대륙의 미국과 캐나다 두 나라를 조직하고 있는 노조를 말한다. 우리가 아는 미국 노조의 상당수가 캐나다 노동자까지 동시에 조직하고 있는 ‘국제노조’다. 1981년 출범한 CFNU는 10개 지역 간호사노조를 통해 캐나다 전역에서 간호사 20만명을 조직하고 있다. CFNU는 이름에서 드러나듯 캐나다에서 일하는 간호사만 조직하고 있는데, 조합원인 간호사들이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사용자인 공공부문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참고로 캐나다 최대 민간부문 노조인 유니포(Unifor)는 ‘국제노조’ 문제에서 미국 측 조직 논리에 경도돼 캐나다측 조직 논리를 제대로 배려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2018년 1월 CLC를 탈퇴해 독립노조로 남아 있다.

공공부문 노조와 민간부문 노조 간 경쟁이자 같은 여성들 간 경쟁인 올해 말 CLC 위원장 선거는 누가 당선되든 상관없이 캐나다 노동운동 안에서 점점 커지고 있는 여성 리더십의 위상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956년 창립한 CLC는 조합원 330만명을 두고 있다.

윤효원 객원기자 (webmaster@labortoday.co.kr)

윤효원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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