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항공사 노동자 네 명 중 한 명이 지난해 하반기에 주 1회 이상 직장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객실 노동자는 괴롭힘 피해율이 35%를 넘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14일 국내 A항공사의 직장내 괴롭힘 사례를 조사·분석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A항공사는 회사 노동자 395명의 직장내 괴롭힘 현황을 조사해 직업능력개발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개별 업체가 직접 직장내 괴롭힘 현황 조사·분석을 의뢰한 것은 처음이다.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6개월간 괴롭힘을 주 1회 이상 경험한 응답자가 26.6%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평균 괴롭힘 행위 경험 빈도는 88.5회나 됐다.

직무별로는 객실 노동자의 피해율이 35.1%로 가장 높았다. 평균 괴롭힘 행위 경험 빈도도 118.9회였다. 운항 노동자 22.6%(80.5회), 정비 노동자 22.6%(56.8회), 일반 업무 노동자 17.9%(61.9회) 순으로 직장내 괴롭힘 노출 빈도가 높았다.

20~39세 노동자 피해율이 29.2%로 가장 높았고, 50대 이상 노동자 피해율은 8%로 가장 낮았다. 눈여겨볼 지점은 40~49세 노동자다. 이들의 피해율은 19.2%로 20~39세 노동자보다 낮았으나 괴롭힘 경험 빈도는 108.4회로 가장 높았다. 자료를 분석한 서유정 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은 “50대가 괴롭힘에 대한 민감도가 특별히 높거나, 이 사업장의 일부 50대 노동자가 심각한 괴롭힘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빈번하게 나타난 괴롭힘 행위는 휴가·병가나 복지혜택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평균 빈도는 8.62회다. 사소한 일로 트집을 잡거나(8.09회) 주요 정보 공유나 의사결정에서 제외하고(7.27회) 개인사에 대한 뒷담화를 하는(6.42회) 괴롭힘도 잦았다. 괴롭힘 주체는 직속상사(59.7%) 혹은 선임(53.7%)이 많았다.

서 연구위원은 “사업장별로 괴롭힘 양상의 특징을 살펴보고 적합한 대책을 세우기 위해 사업장과 산업군별 괴롭힘 조사를 정책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