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시행 이후 우리나라 매출 100대 기업 10곳 중 9곳이 재택근무를 시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택근무 대상은 모두 사무직이다. 생산설비를 운영·관리하는 특성상 생산직이 재택근무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한국경총은 13일 국내 매출액 100대 기업 중 공기업 9곳을 제외한 민간기업 91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른 매출 100대 기업 재택근무 현황 조사’를 발표했다. 응답기업은 61곳이다.

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88.4%가 “재택근무 시행 중”이라고 답했다. 곧 재택근무를 시행할 예정(계획 확정)이라고 답한 기업은 2.9%다. 나머지 8.7% 기업만 “재택근무를 시행하지 않으며, 시행 계획도 없다”고 답했다.

재택근무를 시행한 기업에서 생산직이 재택근무를 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필요할 경우 연차휴가 외 별도의 유급휴가를 부여하거나 식사·휴게 시간 조정, 휴게실·구내식당·통근버스 밀집도 저하 같은 방법으로 코로나19 예방조치를 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택근무를 해도 업무생산성에는 크게 영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기업 46.8%가 재택근무 업무생산성이 정상근무 대비 90% 이상이라고 밝혔다. 경총은 “조사 결과 재택근무 생산성이 정상근무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아 재택근무에 대한 수용성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며 “다만 조사대상이 규모가 매우 큰 대기업들로 다양한 정보기술(IT) 프로그램과 업무·성과 관리 시스템을 통해 재택근무 생산성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100대 기업 절반 이상(53.2%)이 코로나19 이후에도 재택근무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원상복귀 전망은 33.9%였다. 경총은 “비대면 상황일수록 구체적인 업무 결과와 성과로 직원에 대한 평가와 보상이 이뤄져야 인사관리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성과중심 인사·임금제도 정착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3월 재택근무 가이드라인을 내놨던 고용노동부는 16일 ‘재택근무 도입을 위한 종합 매뉴얼’을 사업장에 배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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