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노조(위원장 박종규)가 추진한 금속노조 가입이 조직형태변경 투표에서 부결됐다. 앞으로 노사관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11일 르노삼성노조에 따르면 지난 9~10일 전체 조합원 1천983명 중 1천907명(투표율 96.2%)이 투표해 찬성 1천158명(60.7%), 반대 743명(39%)으로 조직형태변경이 부결됐다. 안건이 통과하려면 투표에 전체 조합원의 과반수가 참석하고 참석 조합원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

노조는 “이번 총회를 통해 우리는 미래와 더불어 한 단계 성장하고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가입 조건에는 미달했지만 과반수가 조직형태변경에 찬성했다는 점에서 교섭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집행부 의지에 다수가 공감했다는 평가다. 이에 반해 노사갈등이 커지면 르노 본사가 부산공장에 후속물량을 배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작동해 ‘3분의 2’ 벽을 넘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조가 현 기업노조 체제를 유지하게 됐지만 2020년 임금·단체교섭은 올해 안에 타결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10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선거국면에 돌입할 것을 감안하면 노사에 남은 시간은 겨우 한 달 남짓이기 때문이다.

2018년 12월 출범한 박종규 집행부의 임기는 11월 말까지다. 10월 중순부터 임원선거 후보자 등록을 받고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자격심의를 거친 뒤 10월 말 입후보자를 공고한다. 이후 11월 둘째 주에 선거가 치러질 예정이다.

르노삼성 노사는 7월6일 상견례 이후 현재까지 다섯 차례 실무교섭만 했을 뿐 본교섭을 열지 못했다. 핵심 쟁점도 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시간적 여유가 없는 탓에 임단협은 다음 집행부의 과제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14일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통한 쟁의권 확보에 나설지를 포함해 임단협 방향과 일정을 논의한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 (투쟁방향이) 달라질 것”이라며 “비용절감에만 집중하며 노동자를 옥죄려 한다면 금속노조 가입도 차기 집행부가 재추진해 무난히 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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