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가 8일 오전 국회 앞에서 대우버스 구조조정 중단과 울산공장 정상가동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자일대우상용차(대우버스)부터 시작한 구조조정이 모회사인 영안모자 계열사로 번지고 있다.

영안모자가 코로나19를 핑계로 인력감축에 나서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대우버스·대우버스사무지회는 8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리해고 통보로) 생산직은 달랑 4명 남는다”며 “대우버스는 지난해까지 영업이익이 발생했는데 회사가 생산량을 일부러 줄여서 버스 생산이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대우버스는 지난 1일 직원 447명 중 377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지난달 31일 고용노동부에 정리해고 계획을 신고할 때는 475명 중 386명이 대상이었다. 하지만 회사가 희망퇴직 신청 마감기한을 8월29일에서 9월1일까지로 연장하면서 희망퇴직 신청자가 늘어나 인원이 변동했다.

회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생산량이 급감해 인력감축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사측 관계자는 “생산량이 월 200대 수준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월 50대까지 줄었다”며 “울산공장을 폐쇄하려는 게 아니라 공장가동을 위해 규모를 축소해서라도 운영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회는 정리해고가 울산공장폐쇄와 베트남으로의 공장이전을 위한 수순이라고 보고 있다. 대우버스지회 관계자는 “생산량을 인위적으로 축소한 정황을 고객사에 보낸 공문을 통해 확인했다”면서 “베트남 생산차량을 구입해 줄 것을 요청하며 수주를 위한 활동에 나서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대우버스뿐만 아니라 영안모자 계열사인 자일자동차판매와 OBS경인TV에서도 휴업과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자일자동차판매노조에 따르면 지난달 3일부터 판매대수 급감·매출감소 등을 이유로 영업사원 70여명 가운데 절반 이상을 대상으로 휴업을 진행 중이다. 대상자는 고용유지지원금을 통해 평균임금 70%를 받고 있다. 김순근 노조 위원장은 “하반기 670대가량 계약물량이 확보된 상황에서 회사가 갑자기 울산공장을 임의로 셧다운하면서 자동차판매쪽도 영향을 받은 것”이라며 “회사는 6년 연속 흑자가 발생했는데도 경영진의 잘못된 판단으로 영업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언론노조 OBS지부에 따르면 OBS경인TV는 이날 인사위원회를 열어 7명의 희망퇴직자를 확정했다. 명단에는 편성PD와 기자 등 정규직이 포함됐다. 사측은 당초 70여명 규모의 인력감축안을 구성원에게 제안했다. 이는 OBS 인력(비정규직 포함)의 약 34%에 해당한다. 지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광고수익이 감소하고 오랫동안 경영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최근 3년간 경영실적이 좋았다”며 “사측은 코로나19를 핑계로 구조조정을 감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우버스·대우버스사무지회와 OBS지부, 자일자동차판매노조는 구조조정 저지를 위한 연대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어고은·정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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