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법내노조 지위를 회복할 길이 열린 전교조는 지난 시간을 국가폭력의 역사로 규정했다. 전교조 7년 투쟁의 역사엔 국가정보원의 암약과 재판거래, 정권 차원의 와해 시도 등 집요한 공작이 기록돼 있다.

전교조가 법외노조가 된 것은 2013년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3년 10월24일 고용노동부는 전교조에 ‘노조 아님’ 처분을 팩스로 통보했다.

보수정권의 전교조 와해 시도는 더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불법 정치개입으로 실형을 받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재임시절인 지난 2009~2011년 국정원은 각종 사회현안에 개입한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전교조와 민주노총 등 노동계와 대립하고 있었다. 국정원은 이들 단체를 종북좌파로 간주하고 영향력을 축소하기 위한 공작에 돌입했다. 전교조 간부를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고, 당시 민주노동당 당비 납부 관련 수사를 진행했다.

국정원이 주도한 전교조 탄압
시나리오대로 따른 노동부


훗날 전교조 노조 아님 통보에 근간이 된 공작도 국정원이 주동했다. 국정원은 2010년 1월22일 청와대에 “해직자 노조 가입을 인정하는 전교조 규약을 이유로 불법단체화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이후 보수학부모단체가 이 같은 내용을 담아 당시 노동부에 전교조 설립취소 검토 요청 공문을 보냈다. 이를 받아든 노동부는 같은해 3월31일 “교원 신분을 상실한 사람에게 조합원 자격을 부여하고 있는 규약을 시정하라”고 전교조에 요구했다. 싸움의 시작이었다.

전교조가 시정을 거부하자 국정원은 같은해 9월13일 또 다른 문건을 청와대에 보고하고 전교조의 “비뚤어진 행태를 바로잡을 기회”라며 2차 시정명령을 12월 중 내릴 것을 노동부에 종용했다. 이 조치가 실제 내려진 것은 대선을 코앞에 둔 2012년 9월17일이다. 이 사이 전교조가 노동부의 시정명령 취소소송을 제기하고, 관련 소송이 대법원까지 갔다. 그러나 대법원이 시정명령은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2차 시정명령에 대한 법적 근거를 확보했다.

해를 넘기면서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전교조는 2013년 1월23일 두 번째 시정명령에 불응해 검찰에 송치됐다. 이후 교육부가 전교조에 대한 노조 아님 결정과 통보를 내려 달라고 1월30일 노동부에 요청했다. 전교조는 4월과 5월 각각 교육부와 노동부 장관을 만났으나 반응은 냉담했다. 결국 10월18일 부당한 시정명령을 끝내 거부한다는 선언을 전교조가 하자, 6일 뒤인 10월24일 노동부는 전교조에 ‘노조 아님’을 통보했다.

정권 안위와 상고법원 설치 위한 ‘재판 거래’

국가의 폭력은 이후에도 지속했다. 정부의 노조 아님 통보 정당성 여부를 다툰 법정에서다. 전교조가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소하면서 전교조와 노동계가 무리한 법리해석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실상은 박근혜 정부가 재판에 개입하고, 정치적 이득을 노린 법원이 이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면서 발생한 사법농단으로 드러났다.

전교조는 노동부가 노조 아님을 통보한 2013년 10월24일 즉각 취소소송과 효력정지 신청을 했다. 서울행정법원이 전교조의 손을 들어 효력정지를 결정하자, 노동부는 11월21일 항고장을 냈다. 전교조는 2014년 6월19일 1심 재판에서 패소했는데, 이보다 앞선 청와대 회의에서 전교조 재판의 중요성이 언급된 기록이 고 김영한 청와대 민정수석 비망록에 남아 있다.

청와대는 정권 안위를 위해, 법원은 상고법원 설치를 위해 전교조 재판을 ‘거래’했다. 전교조는 1심 판결 뒤 효력정지 가처분신청과 항소를 동시에 진행했다. 당시 서울고법은 효력정지 가처분을 인용했다. 이때 청와대가 개입했다. 청와대는 노동부의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재항고를 추진했고, 당시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전교조 항소심 대응 문건을 노동부로 전달해 노동부가 다시 대법원 재판부에 이를 제출하도록 지휘했다. 당시 대법원 내부 검토에 따르면 전교조 승소가 예상됐으나, 대법원은 이를 비틀어 파기환송했다.

조창익 전 전교조 위원장은 “전교조의 지난 투쟁 과정은 이명박근혜 정부가 전교조의 고립을 도모하기 위해 국가권력의 폭력을 총동원해 이를 관철해 왔던 과정”이라며 “이 같은 고립화 전략에 극우언론 등이 동조하면서 더욱 어려운 싸움을 해 왔던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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