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의료노조

올해 5월 말에서 7월 초까지 중환자실에서 일하는 간호사 41명 중 조합원들이 두세 명씩 짝지어 노조사무실로 방문해 탈퇴서를 제출했다. 이런 식으로 조합원 7명이 보름 사이에 노조를 탈퇴했다. 다른 부서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이 같은 팩스로 탈퇴서를 제출하는 일도 있었다. 간호사 5명은 같은 시간에 탈퇴서를 냈다. 2일 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지부장 강수진)가 밝힌 노조 집단탈퇴 사례다.

가천대길병원지부는 지난 6월24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 가천대길병원 이사장과 병원장, 부서장급 관계자 등 13명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발했다. 2018년 7월 지부 설립 당시 1천318명이던 조합원은 지난 6월24일 노동부 고발 당시 768명으로 줄었다. 2일 현재 100명 가까이 줄어 680여명이 됐다.

지부는 “조합원이 승진에서 배제되는 등의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18일부터 27일까지 지부 조합원 27명이 탈퇴했고 이 중 12명이 승진했다는 게 노조 설명이다. 당시 조합원 1천9명 중 승진자는 7명에 그쳤다. 강수진 지부장은 “요즘도 ‘노조활동하면 승진하기 힘들지 않겠냐’는 말을 듣는다”고 전했다.

지부는 지난달 19일 사측과 단체교섭 상견례를 마쳤다. 2차 교섭은 의사 집단휴진과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정하지 못했다. 강 지부장은 “상견례는 인사치레”라며 “2018년에도, 2019년에도 상견례 때는 인사를 잘 했지만 결정권자가 나오지 않아 교섭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강 지부장은 “(조합원들이) 자유 의사로 탈퇴한다고 하지만, 위계질서가 엄격한 간호사 사회이기 때문에 위에서 명령이 내려온 것은 아닐까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가천대길병원은 2년 전 병원 설립자 생일축하 영상 제작을 직원들에게 강요하고 사택 관리에 직원을 동원하는 갑질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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