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에서 타워크레인 설치·해체 작업을 하는 노동자의 파업이 열 하루째 이어지며 장기화하고 있다. 이들은 형식적인 안전교육으로는 타워크레인 산업재해를 막을 수 없다며 제대로 된 안전교육을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31일 전국타워크레인설·해체노조(위원장 정회운)에 따르면 노조는 타워크레인 설·해체 팀장협회와 3월부터 11차례 임금·단체교섭을 했지만 임금인상과 안전교육 실시, 일일 8시간 노동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지난 20일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전국에 700여명의 타워크레인 설·해체 노동자 가운데 550명이 조합원으로, 전국 건설현장 타워크레인 설·해체는 사실상 중단됐다.

산업안전보건법 29조(근로자에 대한 안전보건교육)3항에 따라 타워크레인 설·해체 노동자는 2시간의 특별안전교육을 받아야 하지만 현장에서는 엉터리로 형식적인 교육 ‘인증’만 한다. 정회운 노조 위원장은 “현장의 안전관리 책임자가 나와 ‘당신들이 전문가니 알아서 조심 하세요’라고 말할 뿐 교육다운 교육은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며 “2시간의 특별안전교육은 시계를 조작해 시작하는 시간과 끝나는 시간만 찍는 방식으로 서류상에서만 확인될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외국의 경우 타워크레인 설치와 해체 작업을 5일에 걸쳐 시행하는데 우리나라는 공기에 쫓겨 1~2일 만에 끝내는 관행을 없애야 한다고 노조는 요구했다. 작업공정상 설치·해체 작업기간을 지금의 두 배 이상으로 늘려야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서는 타워크레인을 소유하고 임대하는 업자들이 교섭에 나와야 한다. 현재는 타워크레인 임대업자로부터 도급을 받아 수행하는 팀장이 사용자로, 노조와 단협을 체결하는 구조다. 정 위원장은 “서울 잠실에 있는 롯데월드타워가 555미터인데 우리는 그보다 50미터 높은 600미터 상공에서 안전 줄 하나에 목숨을 걸고 흔들리는 타워크레인을 꿰맞추고 해체한다”며 “타워크레인 안전사고 예방과 작업공정의 선진화를 위해 사용자인 팀장과 임대사가 같이 교섭에 나와 9월2일까지 우리의 요구를 수용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스파이더맨이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을 두고 있는 노동자”라고 강조했다.

85명의 회원들로 구성한 ‘타워크레인 설·해체 팀장협회’는 1일 타워크레인임대업협동조합측을 만나 노조의 요구에 대한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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