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20.9.29 화 08:00
상단여백
HOME 피플ㆍ라이프 인터뷰
[이홍우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원장] “노동자·자영업자의 사회적 연대, 평등·공정사회로 가는 길”

“코로나19 재확산 속에서 자영업자·소상공인은 눈물과 한숨뿐입니다. 그중 한줄기 빛이 2차 재난지원금 논의입니다. 이를 지켜보면서 간신히 버티고 있습니다. 자영업자·소상공인과 비정규·플랫폼 노동자 처지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노동자도 사회적 연대를 함으로써 자영업자·소상공인과 함께했으면 합니다. 그것이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로 가는 길입니다.”

<매일노동뉴스>가 지난 2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에서 이홍우(61·사진) 원장을 만났다.

이홍우 원장은 현대자동차서비스노조 위원장과 금속산업연맹 사무처장·수석부위원장, 민주노총 사무총장을 거친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2000년 국민승리21을 시작으로 민주노동당·진보신당·정의당까지 진보정당 운동의 한길을 걸었다. 정의당에서는 노동위원장·소상공인자영업자위원회 부위원장·고양시정위원장을 역임했다. 2018년 민선 7기 경기도지사 정의당 후보로 출마했다.

이 원장은 지난 6월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2대 원장에 취임했다. 임기는 2년이다. 기관장을 맡게 됨에 따라 정의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남았다.

자영업자·소상공인과 노동자, 한배에 탄 운명

- 오랜 노동운동과 진보정당운동을 하다가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으로 옮긴 데 대해 뜻밖이란 반응이 많다.
“노동운동과 정당운동의 경계지점에 계속 있었다. 노동에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면서 당에서 먹고사는 문제에 천착했다. 먹고사는 문제 중 가장 사회경제적 약자인 자영업자·소상공인 관련 활동을 당과 지역에서 계속해 왔다. 궁극적으로 자영업자·소상공인과 노동자는 한배에 탄 운명이다. 사회경제적·사회불평등 피해자라는 점에서 다를 바 없다.”

- 노동운동을 했던 시절 노동자 상황은 어땠나.
“80~90년대 노동운동 모토는 노동자가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것이었다. 노동자는 사회적 약자로서 임금인상과 권리를 찾아야 한다고 해 지지받았다. 95년 민주노총 출범도 사회적 지지가 바탕에 있었다. 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10년 노동운동의 성과가 한순간에 무너졌다. 고용보장을 누가 더 잘해 주느냐라는 화두로 넘어갔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는 고용안정협약도 소용없었다. 두 번의 위기에서 비정규직과 자영업자·소상공인이 급격히 불어났다.

현재 민주노총이 플랫폼 노동자 문제에 힘쓰고 있다. 자영업자·소상공인이 망하면 비정규·플랫폼 노동자로 가는 등 구조적으로 연결돼 있다. 자영업자·소상공인이 먹고살 수 있도록 대기업과 공정한 운동장에 올려놓는 게 중요하다.”

- 진보정당운동을 한 배경은.
“2000년부터 국민승리21과 함께했다. 권영길·단병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과 함께였다. IMF 외환위기와 연결된다. IMF는 당시 대한민국 고용유연성을 확인하기 위해 현대자동차 정리해고를 요구했다. 결국 현대차 정리해고가 관철되고, 정리해고법이 도입됐다. 그 과정에서 노동자를 대변하는 국회의원 한 명이 없었다. 우리에게도 노동자를 대변할 국회의원이 필요했다.

정의당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상인운동가들을 접하며 남양유업 사태나 대기업 횡포, 불공정 거래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지금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으로서 만나는 사람들도 그때 활동하셨던 분들이 많다. 지역위원장을 하면서도 일상적으로 전통시장·골목상권·상점가에 있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을 만나 그들의 눈물과 한숨을 지켜봤다.”

자영업자·소상공인 위한 기관 존재, 경기도가 유일

-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을 맡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자영업자·소상공인 역시 비정규·플랫폼 노동자와 다르지 않은 조건이다. 사회경제적 약자를 중심에 놓고 사업을 해야 할 민주노총이 거기까지 도달해 있지 않은 데에 목마름이 있었다. 경기도가 자영업자·소상공인 사업을 가장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은 맞다. 자영업자·소상공인을 공정한 가치로 끌어올리는 일을 민주노총이 아닌 경기도가 하고 있다는 점에서 생각이 많았다. 지난해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이 신설됐다. 17개 광역시·도 중 자영업자·소상공인만을 위한 기관은 이곳뿐이다. 그렇게 예의주시하고 있던 중 올해 4월에 원장 공모가 있었다. 이 사업은 궁극적으로 평등세상·공정사회를 위한 실천적 단위라는 점에서 공모에 응하게 됐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와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경쟁하지 않았나.
“평등과 공정은 맞닿아 있는 가치라고 본다. 지난 지방선거 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와 이 같은 가치는 서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후에도 당이 달랐지만 정책협의를 몇 차례 하면서 여전히 공정한 세상에 대한 가치가 같음을 확인했다.

이재명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일각에서는 정의당 사람이 ‘그쪽’으로 간 게 아니냐고 규정적으로 본다. 그런 개념보다 공정한 세상 가치를 실질적으로 이행하는 것이 더 절실하다고 본다. 경기도는 70만개에 이르는 소상공인업체와 그 종사자 155만명, 전통시장 250곳과 그 종사자 7만명이 일하는 서민경제 보고다. 전국적으로 25%를 차지한다. 이들이 먹고사는 문제, 눈물과 한숨을 닦아 내자는 게 진보운동과 다를 바 없다. 진보정당도 이념적으로만 머물게 아니라 조금이라도 실천적으로 본다면, 옮겨 갔네 아니다하는 문제로 볼 건 아니다.”

-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은 어떤 곳인가.
“거대 야수 자본주의 피해자로서 사회불공평에 내몰린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든든한 지원군이자, 골목경제까지 활성화하는 프로그램을 지원해서 공정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한 중간매개체다.”

“진흥원은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든든한 지원군”

-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이 주력하는 사업은.
“경기지역 화폐를 홍보하고 가맹점을 확보하는 일을 하고 있다. 경기도 31개 시·군 전체에서 발행하고 있다. 경기도민 1천370만명 중 경기지역 화폐 회원 가입자가 400만명이다. 올해 1조560억원을 충전해서 쓰고 있다. 경기도가 선도적으로 재난소득 10만원을 경기지역 화폐로 지급했다. 이 돈이 1조500억원이다. 올해만 2조1천억원 정도가 집행되는 셈이다.”

- 또 어떤 사업이 있나.
“지난해 11월부터 31개 시·군의 전통시장과 상점가는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전통시장법)에 따라 지원받고 있다. 그러나 골목상권은 어떤 법령으로도 지원 혜택이 없다. 그러다 보니 골목상권은 파편화해 있고 폐업은 소리소문 없이 이뤄진다. 30곳 이상의 골목상인이 상인회를 조직한다면 2천만원을 지원한다. 현재 304곳이 골목상인회로 조직돼 스스로 배우고 자생할 수 있는 틀 거리를 마련하고 있다. 올해부터 특성 있는 아이템을 상인회와 진흥원이 공유하면 사업비를 지원하고 있다. 그들의 희망은 우리 진흥원이다.”

-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활성화로 지역 상인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온라인 전자상거래도 새롭게 준비하고 있다. 상반기 코로나19가 터지고 나서 모든 전자상거래 매출이 60% 정도 뛰었다고 한다. 반면 하루에 손님 1명이 와서 2만5천원 어치 팔았다고 할 정도로 상인들은 어려움에 내몰리고 있다. 진흥원은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상품 3천개를 올해 말까지 준비해서 내년부터 경기도 E상인 쇼핑몰을 오픈할 예정이다. 특히 결제를 경기지역 화폐로 할 예정이다.”

이 밖에 진흥원은 청년창업자를 위한 청년창업사관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방송인 홍석천씨를 교장으로 초빙했다. 자영업자·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노동교육도 실시 중이다.

“벌써 13회에 걸쳐 지역별로 찾아가는 노동법 교실을 열었습니다. 상인과 노동자는 동병상련의 모습이 있어요. 이른바 신사협정을 맺어 윈윈하는 방안을 찾고 사전에 불필요한 분쟁을 막는 게 우리 역할이기도 합니다.”

코로나19 재확산 속 2차 재난지원금 한줄기 빛

-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제가 더욱 위축되고 있다. 2차 재난지원금을 두고 정부와 정치권에서 설왕설래하고 있다.
“자영업자·소상공인 입장에서는 2차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게 시급하고 생명줄이다. 10월 초가 추석이다. 9월을 넘어서면 바로 추석 대목이다. 2차 재난지원금을 시행하려면 9월 초에 바로 해야 정책적으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30만원씩 전 국민에게 지급하면 15조원이다. 재정건전성으로 봐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9월 초 집행을 위해 8월 말까지 방역은 기본이다. 소망컨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는 절대로 가선 안 된다.”

- 자영업자를 포함한 전 국민 고용보험도 제기되고 있다.
“전 국민 고용보험은 당연히 도입해야 한다. 특히 폐업하는 분들에게 조건 없이 이뤄져야 한다. 창업을 해도 폐업률이 상당히 높다는 점을 보면 그 이후 사회안전망은 나라에서 해야 할 일이다. 폐업 이후엔 절벽이고 죽음이며 가정파탄뿐이다. 이 문제는 시급하게 깔끔하게 정리해줘야 한다.”



글=연윤정 기자
사진=정기훈 기자

연윤정  yjyon@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연윤정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