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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부진한 대선공약 노동이사제, 노동계 실망감 확산文정부 출범 뒤 4차례 도입 시도 무산 … 국회 발의된 공운법 개정안도 수면 아래
▲ 서울시가 지난해 6월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1동 대회의실에서 ‘1기 노동이사 아카데미’를 열었다. <자료사진 연윤정 기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노동이사 선임이 무산되면서 문재인 정부에 제도 도입 의지가 있는지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정부가 노동이사제 도입을 100대 국정과제로 설정했음에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법령 개정이 유일한 희망이다.

캠코는 지난 10일 주주총회를 열고 공석인 비상임이사 5명을 선임했다. 후보 15명 가운데 노조가 추천한 이사 후보가 2명 있었으나 최종 선정에는 이르지 못했다.

캠코의 주주총회를 지켜본 한 노동계 인사는 “통상 공공기관의 비상임이사 인선에는 정부의 의향이 크게 작용한다”며 “노조가 추천한 후보가 모두 탈락한 것은 정부 차원에서 이번 캠코에 노동이사를 도입할 생각이 없었던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지방자치단체가 도입한 노동이사를 제외하면, 공공기관의 노동이사 선임 시도는 거듭 실패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난 2017년 이후에도 금융노조가 이번 캠코 시도를 포함해 네 차례나 이사회 문을 두드렸지만 열리지 않았다.

노동계는 당초 캠코의 노동이사 선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21대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을 거둬 제도개선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됐고,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이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노동이사제를 도입해 보겠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는 등 분위기도 무르익었다.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고 현안을 논의해 온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공공기관위원회에서도 노동이사제 도입에 원칙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 우호적인 지형이 형성됐다. 장욱진 금융노조 부위원장은 “이 같은 상황에서 캠코에 노동이사가 선임되면 노동이사제를 제도화하는 법 개정 논의에도 탄력을 줄 수 있었다”며 “압도적인 과반을 달성한 여당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김경협 의원, 공공기관운영법 개정안 발의
‘야당과 합의’에 방점 … 논의기간 1년+α 전망


현재 국회에는 노동이사제 도입을 위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공기관운영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6월26일 발의했다. 내용은 노조 추천 이사를 선임하는 것이다. 공기업·준정부기관 비상임이사 가운데 노동자대표가 추천한 사람이 포함되도록 했다. 법안에 대해서는 기획재정부와도 교감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법안을 심사할 국회 일정이 아직 시작하지 않아 논의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김경협 의원실 관계자는 “아직 국회 상임위원회 소위원회 구성 등이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큰 진척은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법안 발의에 앞서 기재부와 논의를 거쳤고, 법안의 세세한 내용을 검토하진 않았으나 추진의사를 서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20대 국회에서 발의됐던 개정안과 비교해 논란의 소지를 없애려고 노력한 게 특징이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대 국회에 발의했던 개정안은 노조가 추천하는 이사와 함께 시민단체가 추천하는 이사까지 포함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노조가 경영을 장악하려 한다는 야당의 비판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야당은 또 참여연대 등을 친정부 성향의 시민단체로 지목하고, 이들이 추천권을 행사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비판 논리를 폈다.

다만 이 법안 통과가 올해 안에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긴 어려운 분위기다. 여당은 노동이사제 도입을 위한 공공기관운영법 개정을 시급한 과제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부동산 3법 등을 강행처리한 전력이 있어 민감하지 않은 법안을 의원수로 밀어붙이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야당과 합의하는 모양새를 만들기 위해 시간을 들일 여지가 많다. 김경협 의원실 관계자는 “적어도 1년 남짓한 논의기간을 갖고 야당과 접근을 이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연말 예정된 경사노위 공공기관위의 최종 합의문과 함께 연말에 본격 논의가 시작할 가능성도 크다.

이재  jael@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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