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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복지공단이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을 운영하는 공기업 그랜드코리아레저㈜ 소속 카지노 딜러 ㄱ씨에게 발병한 근골격계질환의 일종인 손목결절종을 업무상재해로 인정했다. 회사가 문을 연 지 14년이 넘었지만, 딜러가 근골격계질환으로 산업재해를 신청하고 인정받는 것은 처음이다.

4일 토마토노무법인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은 지난달 7일 ㄱ씨에게 발병한 손목결절종을 업무상재해로 인정했다. ㄱ씨는 2006년 11월부터 현재까지 세븐럭 한 지점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랜드코리아레저는 ‘세븐럭’ 세 개 지점(강남 코엑스점·강북 힐튼점·부산 롯데점)을 운영하고 있다. ㄱ씨는 13년 동안 고객 방문시 테이블에서 칩 교환, 카드 섞기·분배, 룰렛 돌리기 등 업무를 했다.

ㄱ씨가 손목에 이상을 느껴 최초 병원에 방문한 것은 지난해 5월이다. 왼쪽 속목의 경우 약물 치료로 증상이 호전됐지만 오른쪽 손목은 통증이 심해졌고, 같은해 10월 손목결절종 수술을 받고 산재를 신청했다.

변서진 공인노무사(토마토노무법인)는 “칩을 교환할 때 수평으로 누워 있는 칩들을 20개 단위로 엄지와 검지, 중지 세 손가락을 이용해 움켜쥐고 수직방향으로 손님에게 전달해야 한다”며 “손과 손목에 힘이 들어가고 손목이 꺾일 수밖에 없다”고 ㄱ씨 업무를 설명했다.

그랜드코리아레저는 ㄱ씨의 잘못된 습관 탓이라며 업무관련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업무상질병판정서를 보면 회사는 “딜러가 게임을 진행하는 행위 중 오른손을 지속적으로 회전하거나 힘을 주어 꺾는 동작은 본인의 잘못된 근무 자세와 개인적인 습관에 의해 발생되는 행동”이라며 “입사시 교육 때 손에 심하게 힘을 주거나 꺾는 동작은 가르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질병판정위는 “카지노 딜러로 일하는 과정에서 손가락에 힘을 주어 칩을 집는 동작과 카드 배분 작업시 손목관절을 반복해 젖히고 뒤집는 동작이 반복돼 우측 손목 부위에 업무부담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변 노무사는 “회사가 개장한 지 14년이 지난지만 단 한 건의 신청·인정 사례가 없었다”며 “이것은 산재신청을 바라보는 사측의 부정적 태도로 산재신청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거나 그런 분위기 속에 개인질환으로 치부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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