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현대건설기계 사내하청업체인 ㈜서진이엔지가 단체교섭 도중 돌연 폐업을 통보해 노동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노조가 지난 2월 말 쟁의권을 확보해 5월 파업을 하자 위장폐업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와 지부 사내하청지회는 28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4일 노사협의회 자리에서 서진이엔지 대표가 갑자기 폐업을 발표하고 즉시 해고예고통지를 했다”며 “위장폐업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원청에 있다. 원청이 고용승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진이엔지는 24일 60여명 전 직원에게 폐업과 해고통보를 했다. “코로나19 사태와 여파로 인한 생산 물량감소”가 이유였다. 같은날 단체교섭 진행 중단 공문도 지회에 보냈다. 서진이엔지는 현대중공업 계열사 현대건설기계 사내하청업체로 굴삭기 ‘팔’에 해당하는 붐(boom)과 암(arm)을 제작하는 업체다.

지부·지회는 “2월 말 울산지방노동위원회가 쟁의조정 중지 결정 이후 서진이엔지는 원청 현대건설기계와 교감 속에서 의도적으로 물량감소를 지속해 왔다”고 밝혔다. 지회 관계자는 “일감을 넘겨받은 사외업체와 직영팀 모두 업무 과부하로 야근을 해야 해 서진이엔지 노동자들에게 불만을 토로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5월29일 진행된 노사협의회에서 서진이엔지 노동자들은 왜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을 하지 않는지, 해고·폐업 등을 계획하고 있는지 물었지만 사측은 “6월 휴업급여는 원칙대로 지급하고 폐업 우려는 오해”라고 답했다. 다른 사내하청업체 두 곳은 모두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 상태였다.

그런데 돌연 폐업과 해고를 통보한 것과 관련해 지회 관계자는 “2월 말 쟁의권을 확보하고 5월 말 지부 전체 파업지침에 따라 파업을 진행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며 "노조 길들이기 차원에서 밥줄을 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회는 서진이엔지를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울산지청에 위장폐업으로 고소했다. 지회는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천막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지부 관계자는 “건설기계 하청업체는 자동차 라인공정과 유사해서 공정이 비면 업무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며 “원청이 후속업체를 선임하려는 노력을 다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노동뉴스>는 현대건설기계측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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