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노사정 합의안이 부결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 24일 오후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위원장직 사퇴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정기훈 기자>
“사회적 대화는 민주노총이 가 보지 않은 길이다. 시작할지 말지, 어떤 내용으로 할지, 마무리와 합의·타결은 어떻게 할 것인지 곳곳에서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하나씩 넘어가는 데에서 집행부 집행력·지도력에 한계가 있었다. 부족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 24일 오후 서울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대표자회의 합의 최종안’이 전날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부결된 것에 대한 소감을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경자 수석부위원장·백석근 사무총장과 함께 이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사회적 대화 참여를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김명환 집행부는 임기 동안 두 차례 공약이행에 도전했다. 임기 시작 1년 만이던 지난해 1월 정기대의원대회에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를 안건으로 제출했다. 불참·조건부 참여·참여 후 조건부 탈퇴 등 수정안이 모두 부결되자 김 위원장은 경사노위 참여 원안을 포기했다. 올해 추진했던 코로나19 관련 사회적 대화는 합의안을 도출한 뒤 위원장직을 걸고 대의원대회 승인을 받으려 했다. 사회적 대화 자체를 금기시하는 분위기가 강한 민주노총에서 적극적인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일련의 사태를 ‘성장통’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노사정 최종 합의 후) 지난 한 달 민주노총은 갈등하는 모습으로 외부에 보였을 테지만 한 걸음 나아가기 위한 성장통을 겪은 것”이라며 “정부는 민주노총이 사회 변화를 위해 어떤 의지와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지속해서 확인하고 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종 합의안 추인 불발이 노정 관계 단절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조합원들에게는 머리를 숙였다. 김 위원장은 “임시대대를 추진하는 과정에 내부에 어려움을 끼치게 된 점 사과드린다”며 “현장으로 돌아가 민주노총 단결과 투쟁에 복무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경자 수석부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코로나19 시대에서 취약계층의 삶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며 “조합원으로 돌아가 민주노총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백석근 사무총장은 “임시대대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해 주신 대의원 동지와 조합원들께 감사하다”며 “민주노총 단결과 통합, 투쟁을 위한 자리에 늘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임시중앙집행위 소집 공고를 끝으로 모든 업무를 마무리했다. 27일 중앙집행위에서 회의 개최를 선언하고 중집위원들에게 간단한 소감을 밝힌 뒤 자리에서 물러난다. 당분간 위원장 재직 중 발생한 사건 등과 관련한 재판에 대응하고 휴식을 취한 뒤 코레일 디젤기관차 정비 노동자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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