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노조 창립 60주년 기념식 참석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60년의 시간 동안 금융노조가 이룩한 성과는 결코 작지 않다. 여행원 제도와 결혼각서 제도 폐지, 87년 민주화투쟁에 이어 들불처럼 타오른 노동자대투쟁과 민주노조운동, 외환위기에 정면으로 맞선 투쟁과 전 산업 최초 주 5일제 쟁취 등 모두 금융노동자의 피와 땀으로 쌓아 올린 역사의 이정표이고 한국 노동운동에 새긴 발자국이다. 이제 60년의 시간을 넘어 100년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이 2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창립 60주년 기념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은 1960년 금융노조가 창립한 지 꼭 60년째 된 날이다. 노조는 이날 오전 금융인공제회 도입과 금융노동운동 60년 성과·과제 토론회에 이어 기념식과 금융인 문화제 시상식을 열었다.

박 위원장은 축사에서 ‘미래’를 강조했다. 그는 “창립 60주년인 올해 한국 사회는 중요한 전기를 맞았다”며 “금융노조 100년의 기틀을 다지기 위해 노동의 양극화를 넘어 노동의 존재 자체에 의문이 제기될 머지않은 미래에 금융 노동자는 어떤 목표와 전략으로 살아남고 노동자로서의 존엄성을 지켜 나갈지 고민하고 다듬어 실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사에는 노동계를 비롯해 정치권과 정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을 비롯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심상정 정의당 대표, 윤관석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 등 국회의원과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김태영 전국은행연합회장,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노동계 현안을 푸는 데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문성현 위원장은 “금융 노사가 논의할 때 필요하면 언제든지 불러 달라”며 “지금 복잡한 사회적 대화국면이 해소되면 한국노총과 함께 대통령을 만나 여러 현안을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보겠다”고 말했다.

심상정 대표는 “92년 여행원제와 결혼각서 폐지를 비롯해 2002년 산별 최초 주 5일제 쟁취 등 굵직한 투쟁이 떠오른다”며 “지금까지의 60년을 축하드리고, 더 빛나고 당당한 100년을 위해 굳게 연대하겠다”고 했다.

이날 18회 금융인문화제 시상식도 열렸다. 문학 분야 대상(금융위원장상)에 우리은행 윤형일씨, 미술 분야 대상(노동부장관상)에 우리FIS 김수한씨가 선정됐다. 문학 분야 특상(은행연합회장상)에는 KEB하나은행 송소민씨와 IBK기업은행 전지인씨가 선정됐다. 금융인문화제는 1985년 독재정권 관제문화에 저항하고 노동자의 자주적 문화운동을 고양하기 위해 시작한 문화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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