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로드뷰

정부가 이천 물류창고 건설현장 화재에 따른 대책을 내놓은 지 한 달여 만에 또 물류센터에서 대형 화재사고가 났다. 이번에는 경기도 용인 처인구 양지면 SLC물류센터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1일 오전 8시39분께 SLC물류센터에서 불이 났다. 2시간여 만에 큰 불길을 잡았지만 미처 피하지 못한 노동자 5명이 목숨을 잃고 8명은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당시 물류센터에는 모두 69명이 근무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불이 난 물류센터는 지하 5층에 지상 4층, 연면적 11만5천제곱미터 규모로 지상에는 이마트24가, 지하 1층은 오뚜기물류서비스가 입점해 있다. 지하 2층은 출하대로, 지하 3~4층은 제이오피엔피(JOPNP)와 오뚜기물류서비스가 저온창고로 사용했다. 지상 2~4층은 공실 상태였다. 69명의 노동자 대부분 지하 4층에서 일했으며, 사망한 5명도 이곳에서 발견됐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지하 4층 냉동탑차에서 원인 모를 폭발이 발생하면서 삽시간에 불이 번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폭발과 함께 발생한 불은 순식간에 건물 전체로 퍼져 유독가스를 발생시켜 인명피해가 커졌다.

지난 4월 38명의 노동자의 목숨을 앗아 간 이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건설현장 화재 사고와 닮은꼴이다. 정부는 지난달 16일 ‘물류센터 건설현장 화재안전 대책’을 발표했다. 당시 정부는 “비용증가 우려로 대형화재 발생위험이 있었던 가연성 건축자재 사용 제한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며 건축자재 화재안전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하지만 해당 대책은 건설 중인 물류센터에만 적용한다. 이번에 사고가 난 용인 물류센터는 해당되지 않는다.

석 달 사이에 물류창고에서 잇따라 대형화재가 발생해 일하던 노동자들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는 점은 물류창고가 그만큼 화재에 취약한데도 예방대책은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번에 사고가 난 SLC물류센터는 2017년 건설 과정에서도 흙막이공사를 엉망으로 해 1명이 숨지고 9명이 다치는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