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돈문 노회찬재단 이사장이 고 노회찬 의원 2주기 추모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윤정 기자>
“반가워요, 노회찬 의원님/ 어딜 바삐 가시나요/ 나는 새벽첫차를 기다리는 빌딩미화원 김씨랍니다/ 반가워요, 노회찬 의원님/ 오늘도 바쁘시네요/ 나는 새벽첫차를 타야하는 일용노동자 박씨랍니다/ 사람들 출근하기 전에 모든 걸 끝마쳐야 해요/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맡은 일을 묵묵히 해요/ 하루가 가도 다시 새벽첫차를 타요/ 내일이 오면 또다시 새벽첫차를 타요/ (후략)”(노회찬 2주기 헌정곡 <반가워요> 중에서)

지난 18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에 하나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노회찬재단과 정의당은 이날 고 노회찬 의원 2주기 추모제를 주최했다. 당초 코로나19로 200명 정도 참가를 예상했으나 500명 넘는 추모객이 고인을 찾았다. 정의당에서 심상정 대표와 배진교·류호정·장혜영·강은미·이은주 의원과 이정미·윤소하·추혜선·여영국 전 의원, 더불어민주당 고민정·이탄희 의원,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시장, 권영길·단병호·조승수 전 민주노동당 의원,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 김미숙 김용균재단 대표가 참석했다.

“노회찬은 국민과 당원에게 힘내라고 말할 것”

재단과 유족대표의 인사말로 추모제 시작을 알렸다. 조돈문 재단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벌써 2년이 흘렀지만 세상은 달라지지 않았다”며 “6411번 버스(를 타는) 노동자가 행복하고 자긍심을 느끼며 그들의 노동을 당당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세상이라면 노회찬도 편하고 행복하게 쉴 것”이라고 밝혔다

고인의 아내인 김지선 여사는 “먼저 떠나간 노회찬은 이 자리 온 여러분을 보면서 너무 쑥스럽고 미안하고 고맙다고 생각할 거 같다”며 “안팎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는 이때에 노회찬이 국민과 당원 여러분 힘내시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2회 노회찬상 시상식도 함께 진행됐다. 평등부문에서 진보네트워크센터, 정의부문에는 전쟁없는세상이 각각 선정됐다. 1회 수상자인 김미숙 대표(평등부문)와 이탄희 의원(정의부문)이 직접 시상했다.

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대표는 “정보인권은 정보에 대한 통제권을 소수 기업과 국가권력이 아니라 민중·시민·이용자·소비자에게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수 전쟁없는세상 대표는 “2018년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판결 이후 시행되는 대체복무제가 평화와 안보의 새로운 가치를 실현하도록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이후 녹색·평화·생활정치가 노회찬 정신”

추모사가 이어졌다. 심상정 대표는 “지난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면목이 없다”며 “총선 결과를 보며 신영복 선생께서 생전에 우리에게 써 준 아무리 배고파도 씨과일은 먹지 않고 남겨 둔다는 석과불식(碩果不食)을 떠올렸다”고 밝혔다.

그는 “거대 양당의 광풍에도 6석은 국민이 남겨둔 씨과일로서 국민이 준 소명을 더 단단히 부여잡고 앞으로 나아가겠다”며 “어려운 선택의 순간에는 가장 어렵고 힘든 길을 걸으라는 대표님 말씀 등불삼아 정의당은 더 낮은 곳으로 가겠다”고 다짐했다.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는 “코로나19가 성장지상주의 자본주의가 파생한 병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정치가 요구되는데 그것은 진보정치”라며 “코로나19 이후 요구되는 새로운 정치는 녹색·평화·생활정치로서 바로 노회찬 정신 구현”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노회찬 의원 2주기를 맞아 모두 12곡이 담긴 헌정음반도 제작됐다. 헌정음반 작곡에 나선 <이등병의 편지> <가을우체국 앞에서>를 지은 김현성 작곡가는 이날 추모제에서 대표적인 두 곡인 <새벽첫차>와 <반가워요>를 직접 노래했다. 유족과 추모객들이 <그날이 오면>을 함께 부른 뒤 참배와 헌화로 추모제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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