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적용할 최저임금을 논의하는 최저임금위원회가 사용자쪽의 연이은 삭감안 제시로 파행했다.

9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세종시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6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측은 1차 수정안으로 올해보다 1.0% 줄인 8천500원을 제시했다. 지난 1일 4차 전원회의에서 8천410원(2.1% 삭감)을 최초 제시한 데 이어 연달아 삭감안을 고수했다.

회의 시작부터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민주노총 추천 노동자위원 4명은 “사용자위원들이 삭감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여 회의를 진행하기 어렵다”며 모두 퇴장했다. 한국노총 추천 노동자위원인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도 민주노총쪽 반발에 동의하며 회의장을 떠났다.

민주노총 추천위원 없이 진행한 최저임금위에서 한국노총 노동자위원들은 9천430원(9.8% 인상)을 수정안으로 냈다. 민주노총이 내부 방침으로 정한 두 자릿수 인상안보다 소폭 낮다. 사용자측이 삭감안을 내자 한국노총 추천 위원들은 “삭감안은 저임금노동자의 생계를 보호하려는 최저임금제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반발하며 퇴장했다. 퇴장 직후 고용노동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한국노총 추천 노동자위원들은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을 깎아서 경제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나라가 제대로 된 나라냐”며 “사용자측 삭감안 철회가 없다면 최저임금위 파행은 불가피하다”고 성토했다.

이날 전원회의가 노동자위원 전원 퇴장으로 종료하면서 최저임금 논의는 다음 전원회의로 넘어가게 됐다. 최저임금위는 13일과 14일 잇따라 전원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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