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신도리코분회

사무기기업체 신도리코가 올해 두 차례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에 노동계 반발이 거세다. 심각한 경영위기 상황이 아님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위기 상황에서 고용유지가 아니라 인원감축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동부지역지부는 7일 오전 서울 성동구 신도리코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고용안정·사회안전망 구축에 힘을 쏟고 있는 동안 신도리코는 비용 절감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며 인원감축 중단을 촉구했다. 신도리코는 복사기·팩시밀리 제품을 생산하는 한국 최초의 사무기기 전문기업이다. 서울 본사와 충남 아산사업장 같은 국내 사업장뿐 아니라 중국 칭다오공장과 베트남 하노이공장 등을 가동하고 있다. 이날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두 차례 희망퇴직으로 올해 20% 인원 감축”

지부에 따르면 올해 1월 신도리코는 국내 사업장과 관계 계열사에서 1970년 이전 태어난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현장직과 사무직 직원을 포함한 대상자 138명 중 80여명이 희망퇴직에 응했다. 올해 5월에는 아산사업장 전 직원을 대상으로 2차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지부는 대상자 110여명 중 90명 정도가 회사를 떠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두 차례 희망퇴직을 통해 18~20%의 인원을 감축한 것이다. 신도리코는 희망퇴직 사유로 “대내외적으로 도전적인 경영 환경과 당면한 위기상황”을 제시했다. 신도리코가 아산사업장 직원에게 보낸 희망퇴직 시행 공고문에는 “생산부문의 경우 THP(감열지 제조)·TOP(토너 제조) 생산 종료에 따라 관련 지원·개발 등 업무는 대폭 축소하고 거점 이전과 함께 인력도 최적화해 운영할 것”이라며 “영업부문의 경우 외주화 가능한 영역은 최대한 외주화를 통해 운영하고 그에 따라 거점도 이전하게 될 것”이라고 명시됐다. 아산사업장 생산 중단 가능성도 내비쳤다.

노조 “코로나19 기회 삼아 인력감축 실시”

노동계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가 노동자 고용안정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데, 신도리코가 오히려 코로나19를 기회 삼아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성우 금속노조 신도리코분회장은 “회사가 코로나19로 많은 기업들이 구조조정하는 상황을 기회 삼아 인원감축을 실시하는 것 같다”며 “사실상 복사기는 코로나19 영향이 크게 없다”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도리코는 지난해 144억8천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올해 3월 말 37억3천만원 순손실로 전환했다. 지부는 “사실상 희망퇴직 시행에 따른 비용으로 수익이 줄어든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1분기 판매비와 관리비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0억원 넘게 증가했다.

강정우 분회장은 “외주화를 한다고 해도 경영상 이익이 나는 것도 아니다”며 “복사기 제조업이 사양화하는 추세인데 외주화하면 필요할 때 손쉽게 인력을 감축할 수 있어 회사가 이 같은 계획을 추진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분회는 2018년 6월 설립됐다. 분회는 아직 회사와 단체협약을 맺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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