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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ILO 기본협약 3건 국회 비준 재추진노동계·재계 모두 반발해 국회 논의 진통 예상 … 경사노위 ‘코로나19 사회적 대화’ 넘겨 받나
▲ 정부는 7일 오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국제노동기구(ILO) 기본협약 비준안 3건을 심의·의결했다. <청와대>

정부가 20대 국회에서 좌절된 국제노동기구(ILO) 기본협약 비준을 다시 추진한다. 지난달 관련 노동법 개정안 3건을 국회로 넘긴 데 이어 비준안 국회 동의절차를 밟는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대표자회의 잠정합의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바통을 이어받는다.

강제노역 철폐협약 제외, 기본협약 3건 비준 추진

정부는 7일 오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ILO 강제노동 협약(29호),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 협약(87호), 단결권 및 단체교섭 협약(98호) 비준안을 심의·의결했다. 정부는 “ILO 기본협약은 전 세계 어느 노동자라도 기본적 노동권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보편적 규범”이라며 “국격과 국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은 기본협약 미비준을 이유로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위반 문제를 제기했다. 한·EU FTA상 분쟁해결 절차인 전문가패널이 소집돼 지난해 연말부터 활동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화상으로 열린 한-EU 정상회담에서 EU 정상은 기본협약 비준을 촉구했다.

한국은 노동기본권과 관련해 국제사회와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1991년 ILO 회원국이 된 한국은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며 기본협약 비준을 약속했다. 24년째 지키지 않고 있다. 정부 계획대로 3개 비준안이 통과하더라도 강제노동 철폐협약(105호)은 미비준 상태로 남게 된다. 이 협약은 정치적 견해를 이유로 처벌하는 국가보안법과 상충한다.

비준안 국회 통과 전망은 밝지 않다. 재계는 물론 노동계도 내용을 두고 탐탁지 않아 하고 있어서다. 정부가 기본협약 비준을 위해서라며 지난달 내놓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에는 단체협약 유효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고, 해고자의 사업장 출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쟁의행위시 사업장 주요시설을 점거하지 못하도록 했다. 노조활동을 위축시키는 내용이다. 재계는 해고자·실업자의 노조 가입 허용,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지급 허용 등에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에도 이 같은 내용의 비준안과 노조법 개정안 등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여야 이견으로 제대로 된 논의조차 못했다. 20대 국회가 종료하면서 모두 자동 폐기됐다.

올해 국회 비준 동의 목표
문 대통령 “경사노위서 노사정대표자회의 잠정합의 완성을”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에서 “노동기본권을 후퇴시키는 내용이 상당수 포함된 노조법 개정안 등은 ILO 기본협약 비준 취지를 정면으로 위배한다”며 “사용자 이익을 챙겨 주려는 노동개악을 밀어붙인다면 민주노총은 결사항전의 각오로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경총은 “정부의 일방적 노조법 개정은 힘의 균형이 무너진 노사관계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키는 것”이라며 “코로나19 상황에서 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는 ILO 기본협약 비준을 추진하는 것은 시기적으로도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대통령 재가를 거쳐 이달 중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한다. 비준안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노조법 등 관련 법 개정안은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다룬다. 정부는 올해 안으로 국회 비준 동의를 받고, ILO에 비준서를 기탁할 계획이다. 협약은 기탁 1년 후 발효한다.

한편 문 대통령은 노사정대표자회의 잠정합의안을 경사노위에서 다뤄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국무회의 시작 발언에서 “민주노총 불참으로 최종 합의하지 못해 대단히 아쉽지만 노사정 대표자들이 긴 논의 끝에 조금씩 양보하며 잠정합의에 이른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며 적지 않은 성과”라며 “잠정합의된 내용을 경사노위에서 이어받아 사회적 합의로 완성시켜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고용유지지원금 지원기간 연장 등 잠정합의 내용을 이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사회적 대화·대타협에 대한 기대는 접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위기 시기에 상생과 협력의 문화는 더욱 절실하다”며 “서로 양보하며 대통합을 이루는 것이야말로 위기에서 나라를 구하는 길이며 모두를 살리는 길이다”고 덧붙였다.

제정남·연윤정 기자 jjn@labortoday.co.kr

제정남  jjn@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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