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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진실공방, 고통은 노동자들 몫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 “계약서 내용 공개하라”
▲ 박이삼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 위원장이 강은미 정의당 의원과 공공운수노조, 참여연대 주최로 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이스타항공 정리해고 중단과 문제 해결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이스타항공 셧다운(운항중지)은 ‘조언’이다. 제주항공이 구조조정을 지시했다는 이스타측 주장은 거짓이다. 체불임금은 이스타 경영진의 책임이다.”(제주항공 입장문)

“피인수 대상이던 이스타항공은 셧다운을 거절할 수 없었다. 구조조정 계획문건은 사용되지도 않았고 실제 구조조정은 셧다운 이후 제주항공이 제시한 규모와 기준으로 진행됐다. 또한 제주항공은 4월 말부터, 특히 5월7일 이후부터는 대화요구에 응하지 않고 문서만 통해 진행해 협상 진전이 없었다.”(이스타항공 입장문)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7일 오후와 저녁 각각 밝힌 입장문을 요약하면 이렇다.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가 지난 6일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셧다운을 종용하고 체불임금을 해결하겠다고 했다”는 내용의 녹취록을 공개한 것에 대한 반박과 이에 대한 재반박이다. 사안이 진실공방으로 흘러가며 이스타항공 노동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본지 2020년 7월7일자 5면 “‘셧다운하라’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경영개입 사실이었다” 참조>

제주항공, “주식매매계약상 권한 없다”
이스타항공 “피인수 대상이던 이스타항공, 거절 못하는 상황”


제주항공은 지난 6일 밤과 7일 오후 연일 입장문을 내고 이스타항공과의 인수합병 계약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을 다했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입장문을 통해 “제주항공의 전 대표이사는 국제선과 마찬가지로 국내선도 셧다운하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을 했고, 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도 ‘여러 제안을 전달받았으며 이를 수용한다’고 밝혔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주항공은 셧다운을 요구하거나 강제한 사실이 없으며, 주식매매계약상 그런 권한이 있지도 않고 이스타항공측에서 제주항공 의견에 구속될 이유도 없었다”며 “이스타항공의 셧다운은 이스타항공측의 의사결정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했다. 이에 이스타항공측은 “피인수 대상이던 이스타항공은 셧다운을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관련 근거를 제시할 수 있으나 계약 마무리를 위해 자제 중”이라고 맞받았다.

제주항공은 구조조정 지시 논란에 대해서도 이스타항공측의 의사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스타항공측에서 문서를 만들고 계산을 했다는 게 제주항공측의 얘기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경영진은 지난 3월9일 주식매매계약 이후 오후 12시부터 1시30분까지 첫 미팅을 했다. 3시간30분 후인 오후 5시께 이스타항공에서 제주항공에 보낸 메일의 첨부파일에는 구조조정 목표와 관련 보상비용이 계산된 내용이 담겼다. 제주항공은 미팅 종료 이후 3시간여 만에 해당 자료를 송부했고, 파일 최초 작성일이 2월21일인 점으로 볼 때 이스타항공이 이미 해당 자료를 작성한 것이라고 했다. 이스타항공측은 “구조조정 계획 문건은 사용될 목적이 아니었고 사용되지도 않았다”며 “구조조정은 셧다운 이후부터 제주항공이 제시한 규모와 기준에 의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체불임금의 경우도 주식매매계약서 내용을 들어 이스타항공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 “계약서 내용 공개해라”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합병 과정이 양사의 진실 공방으로 치닫는 이유는 계약서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계약서의 원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기업 간 인수합병은 비밀유지가 필수”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계약 당사자 간 지켜야 할 기밀유지 약속 때문에 구체적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고, 공개돼서는 안 되는 계약내용이 다수 적시돼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와 정의당,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민생문제연구소, 공공교통네트웍스는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 간 매각양해각서와 본계약서를 공개하고, 선결조건 이행에 관한 양측의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박이삼 노조 위원장은 “정확한 내용을 노조가 알 수가 없다”며 “두 자본가의 매각 인수 과정에서 유일하게 피해를 보는 건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이다”고 토로했다.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은 지난 3월부터 휴업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8일 애경그룹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15일을 전후로 이스타항공 사태 해결을 위한 범시민사회대책위를 구성해 사태에 대응할 계획이다.

임세웅  imsw@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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