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섬식품노조
현대오일뱅크가 기술사무직노조가 설립된 지 3개월 만에 노조간부를 서울에서 강원도로 발령 냈다. 인사이동 조치를 받은 노조간부는 “노조탄압”이라고 주장하며 1인 시위를 시작했다.

29일 화섬식품노조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6일 사무관리직을 대상으로 정기인사를 실시했다. 해당 직군 직원 900여명 중 40여명에 대해 인사발령 조치를 내렸다. 이 중 김경수 노조 현대오일뱅크기술사무지회장도 포함됐다. 현재 서울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는 김 지회장은 다음달 1일부로 강원지사로 발령이 났다. 지회는 올해 3월10일 설립됐다. 현대오일뱅크에 오퍼레이터(생산직)로 구성된 현대오일뱅크노조는 있지만, 엔지니어와 사무관리직이 조합원인 노조가 설립된 것은 처음이다.

이번 인사발령에 대해 김 지회장은 “원칙도 명분도 없고 사전 협의도 없는 회사의 일방적인 통보”라며 “노조탄압”이라고 비판했다. 김 지회장은 “노조를 확대하지 못하도록 직원들하고 떼어 놓으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직원들에게 노조에 가입하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고 다른 지역에 좌천될 수 있다는 것을 본보기로 보여줌으로써 직원들의 노조 가입을 막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당사자와 협의가 없었다는 비판도 나왔다. 김 지회장은 “같은 회사 생산전문직으로 구성된 노조의 단체협약에는 ‘노조간부 인사는 사전에 조합과 협의한다’고 나와 있다”며 “우리도 올해 신규로 노조를 설립했으니 차별이 없으려면 다른 노조가 적용받고 있는 부분은 동일하게 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아직 단협을 맺지 않았다. 김 지회장은 이날부터 이번주까지 서울 중구 현대오일뱅크 서울사무소 앞에서 1인 시위를 할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측은 “이번 인사는 매년 1~2회 실시하는 정기인사이며 회사는 원칙에 따라 순환배치를 하고 있다”며 “특히 영업본부는 기획·지원·현장(지사) 업무가 공존하기 때문에 순환배치시 직원 역량 개발, 희망직무와 현장근무 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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