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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쓸한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화 논란, 무엇이 잘못됐나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최근 보안검색 노동자 1천902명을 청원경찰 신분으로 직접고용하기로 결정하자 엉뚱한 논쟁이 일어났다. 공채를 거치지 않은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것에 대해 “청년 취업준비생들의 기회를 박탈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정규직이 되는 보안검색 노동자들의 직렬·연봉에 대해 사실과 전혀 다른 얘기가 진실인 양 퍼지면서 왜곡된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보안검색 노동자들에 대해 “(공부도 노력도 하지 않고) 거저먹었다”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에 대한 정치적 공세로 번지고 있다. 신분·계급·학벌에 따른 차별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듯한 사회 분위기가 씁쓸하기만 하다.


책임 있는 사람이 책임지게 하는 게 정규직 전환
노승식 인천국제공항보안검색노조 사무처장

▲ 노승식 인천국제공항보안검색노조 사무처장

인천공항 보안검색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다.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공항을 방문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선언을 하고 정일영 당시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1만명 정규직화를 약속했다. 보안검색 노동자도 그해 12월 1기 노·사·전문가 협의회에서 직접고용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올해 2월28일 공사가 법률상 문제를 들며 자회사를 설립해 보안검색 노동자를 고용하겠다고 통보했다. 3기 협의회 합의인데 당사자를 배제한 합의로 무효다. 문제를 제기한 끝에 정부가 법적 문제를 고려해서 청경으로 고용하기로 한 거다.

억측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 예를 들어 알바로 일하다 정규직이 된다는 말도 안 되는 얘기가 사실인 것처럼 돈다. 보안검색 노동자 채용절차가 까다롭다. 경호학과나 항공보안학과 출신 직원들이 많다. 직원들은 208시간 교육을 수료한 뒤 국토교통부 주관 인증평가(필기·실기)를 합격하면 보안검색 인가증이 나온다. 그게 있어야 근무에 투입된다. 모니터 판독 업무를 하려면 적어도 1년이 걸린다. 1년 지나면 기본 업무를 하는데 수많은 장비교육을 받아야 한다. 위탁수하물 검색, 폭발물 탐지시스템(EDS), 단층촬영 기반 검색, 액체폭발물 탐지, 비디오 행동탐지 기법까지 수개월 교육을 받아야 하는 업무를 어떻게 알바가 할 수 있겠나.

취업준비생과도 경합하지 않는다. 취업준비생은 대체로 일반직을 원하는데, 보안검색과 겹치는 업무가 아니다. 별도 직군이다. 전혀 관계가 없는데도 그렇게 생각하는 게 이상하다. 보안검색 업무를 정규직화하면 실제로는 공사 취업문이 넓어지는 것이다. 도급업체에서 가져가던 관리비·이윤 등을 근로자들에게 사용하니 처우개선이 되는 것일 뿐 세금이 더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정규직 전환이라는 것은 원래 정규직으로 일했어야 하는 사람들을 제자리로 돌리는 것이다. 비용절감·안전불감증으로 비정규직을 늘려 왔는데, 미국 9·11 테러를 보면 보안검색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보안책임을 도급업자가 지면 문제가 생길 때 숨기기 급급하다. 계약이 해지되고 돈이 끊기기 때문이다. 책임 있는 사람이 책임지게 하는 게 정규직 전환이다. 언론 때문에 상처를 많이 받았다. 우리는 책임감·사명감을 갖고 일한다. 하루 12시간 근무가 많다. 연봉 3천300만원이라고들 하는데 그것도 야간·연장근로수당을 포함한 것이다. 수당을 빼면 최저시급 수준이다. 사명감 갖고 버텼는데 매도를 당하니, 슬퍼하는 직원들 많다.

공정을 얘기하는데 공정의 정의가 무엇인가. 2017년 5월12일에 들어온 직원도 있는데 3년 일한 그 직원들을 실업으로 내모는 게 공정인가.

▲ 김태형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정책국장

정규직 전환, 청년 기회 범위 넓힌다
김태형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정책국장

우리는 모두 ‘오늘’을 산다. 똑같은 일상이지만, 그 오늘은 기대되는 내일이 있느냐에 따라 다른 오늘로 채워진다. 휴가를 앞둔 하루는 비록 고되더라도, 궂은 일도 기꺼이 용납할 여유가 생길지 모른다. 불안한 고용, 제자리걸음인 임금은 누구에게나 기대하는 내일이 아니다. 비정규 노동자들에게 정규직 전환은 기대되는 내일을 만들고, 조금은 여유로운 오늘은 만드는 일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정규직 전환은 우리 사회의 미래를 만들고, 현재를 풍요롭게 하는 값진 투자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네 삶은 흡사 내일과 미래를 저당 잡힌 듯 불안했다. 이 불안을 끝내겠다는 선언과 투쟁은 오늘도 매일 업데이트되고 있는 2000년 이후 한국 사회 노동자운동의 역사이며, 정규직 전환은 그 시작이다.

이 시대 청년들이 제 몸 온전히 누이기도 버거운 좁은 고시원에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며 고생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결국 좋은 일자리다. 정규직 전환, 바로 그 좋은 일자리를 늘리자는 것이다. 교육공무직 노동자들은 경력단절을 겪은 여성들이 다수였으나, 최근 들어 젊은 청년들의 입사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정규직 전환은 청년들의 기회를 뺏는 것이 아니라, 기회의 범위를 넓히는 일이다. 현재 교육공무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요구는 고용안정성을 높이고, 정규직과의 불합리한 차별을 감축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은 문재인 대통령의 1호 공약으로 많은 이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키며 기대를 모았지만, 정작 이렇다 할 방향성 제시 없이 해당 기관에 내던져졌다. 누구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고, 현장의 혼란과 갈등만 키웠다. 상시·지속적 업무임에도 제외된 노동자들을 끝내 외면하고, 무기계약 전환 노동자들의 임금차별을 함구했다.

올해 3월 공무직위원회가 출범했다. 공무직위는 문재인 대통령의 남은 임기 내 미완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과제로 삼아야 할 것인데, 역시나 미덥지 못하다. 정부와 공무직위는 지금이라도 사회적 양극화와 차별 해소를 위한 정규직 전환이라는 기조와 원칙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

청년은 욕쟁이도 욕받이도 싫다
장지혜 서울청년유니온 위원장

▲ 장지혜 서울청년유니온 위원장

언론과 정치권 마음에 든 키워드는 ‘청년’과 ‘공정’인 것 같다. 청년이 분노했고 그 이유는 공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연일 이야기 한다. 그들이 말하는 청년과 공정은 무엇인가. 언론이 인용한 청년은 대부분 서울 4년제 대학을 나와 대기업과 공기업 공채를 준비하는 청년들이었다. 그 청년이 보안검색요원을 꿈꿨다면 본인이 나아가고자 하는 직종의 처우가 개선되는 것을 환영해야 마땅한데 왜 분노했는지 모르다가도 모를 일이다. 보안검색요원이 되고자 했던 것이 아니라면 역시 ‘공정’이 문제인데, 사업장의 상시적 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자를 정규직화하는 것은 상식에 가깝다. 그곳에서 수년째 경력을 쌓으며 일한 사람이 고용불안정에서 벗어나는 것은 ‘공정’이 아닐 리 없기에 더욱 의문스럽다. 결국 ‘청년’이란 단어 뒤에 숨어 제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청년팔이’일 뿐이다.

정치권의 대표적인 청년팔이는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이 발 빠르게 발표한 ‘로또취업방지법’이다. 비정규 노동자가 감내해 온 불안정성 해소를 ‘로또’라 호도하면서 하늘에서 뚝 떨어진 행운이라 생각했다면 무지가 낳은 비극이다. 취업난 속 청년의 절실함을 이용한 인기영합 전략 따위로 청년을 이용했다면 탄식할 수밖에 없는 파렴치함이다.

좋은 대학에 가라고, 열심히 스펙을 쌓으라고 요구한 한국 사회에서 그걸 성취할 수 있는 이들은 한정적이었다. 이 간극에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심각한 구직난이 더해져 갈등이 증폭됐다. 일자리는 별로 없고 소위 말하는 대기업·공기업이 아니면 내일을 기대할 수 없는 삶을 살게 한 것은 누구인가. 분노는 자꾸만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한 청년을 향하고 있다. 과연 그래야 하는지 묻고 싶다. 왜 청년이 욕쟁이가 되고 욕받이가 돼야 하는지. 분노의 화살은 제도설계와 정책을 향해야 한다. 왜 우리는 ‘공정’하게 ‘경쟁’하지 않으면 평생을 불안정하게 살아야 하는지, ‘경쟁’의 울타리 안에조차 들어갈 수 없는 사람들에게 ‘공정’만을 운운하며 기회를 박탈한 것이 정의인지 묻고 싶다.

기업의 규모를 떠나 공기업이고 사기업이고를 떠나 좀 인간답게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에 살아보고 싶다. 한가한 소리가 아니다. 어느 유명한 웹툰에서 그랬듯 우리는 ‘벌 받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규직 전환, 왜곡된 고용구조 개선 위한 과도기 정책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문제가 사회적 논란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명을 넘었다고 하니 논쟁이 더 깊어 질 듯하다.

그런데 사실관계 논의보다는 일부 언론과 정치인·청년들의 과잉 주장이 넘쳐나고 있다. 전 국민의 관심사일수록 객관적 정보나 배경이 먼저 언급돼야 함에도 결과 중심적으로 이야기 되고 있다.

첫째,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정규직 전환은 파견·용역 같은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다. 일반 국민들이 알고 있는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을 보장받는 직렬이 아닌 별도 직렬이다. 이러한 정책은 고용불안과 차별해소를 위해 왜곡된 노동시장 구조를 바꾸기 위한 정책 중 하나다.

둘째, 공사의 정규직 전환 대상인 보안검색요원 1천900여명은 기존 비교대상 정규직이 없는 하청노동자였다. 그러나 국제공항 특성상 보안문제가 중요하고, 공중의 생명안전 업무라는 점을 고려해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특히 수년 동안 비정규직으로 활용했던 업무의 직접고용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취지도 있다.

셋째, 공사의 보안업무를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이 업무는 간접고용 하청 비정규직으로 활용될 것이다. 2030세대 청년들이 대학을 나와 1년마다 재계약을 통해 일을 하는 불안정한 일자리를 물려주지 않기 위한 과도기적 정책으로 꼭 추진해야 할 절차다.

넷째, 공사 청년일자리 감소 문제 또한 사실과 다르다. 공사는 보안·경비 이외의 사무관리직 등 대졸 정규직을 매년 공채로 채용하고 있다. 오히려 박근혜 정부 시기 청년채용이 130명(2015·2016년)이었다면, 문재인 정부 때는 2.5배 이상 많은 356명(2018·2019년)의 청년을 채용했다.

끝으로, 코로나19 시기에 공공부문 역할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청년 일자리를 빼앗은 것이 아니라, 일자리를 더하는 정책’으로 보면 좋겠다. 비정규 노동자들이 부딪혔던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코로나19 청년세대’를 위한 해법일 듯 하다.

편집부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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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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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노런 박모위원장 2020-07-02 22:46:50

    검색원 노노갈등에 끼워든 박위원장
    이번 사태를 키운 장본인 입니다
    책임지고 하차하쇼   삭제

    • 공정해지자 2020-06-28 10:09:53

      공정은 기회의 공정이지 결과의 공정이 아님..
      가산점 경력인정등의 제도로 그동안의 노력을 보상하면 됨..
      그리고 제 1노조가 되어도 사무국장이 말한것처럼 도급업체게 돌아갔던 이윤,관리비로 해결하고 세금 운운하지 마셈..
      하지만 앞선 사례처럼 공공기관의 특수성을 빌미로 억지 요구할께 뻔히 보이지 않음.
      그렇게 안하겠다고 대국민 공표하면 아마 여론도 많이 돌아설껄..
      국민은 바보가 아님.. 모두가 인간의 속성을 알기 때문에
      서있으면 앉고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싶은~~   삭제

      • 행인 2020-06-26 09:13:15

        참.. 쟤네들 아직도 상황파악 못했네. 보안애들 사기업 정규직인데 일단 비정규직이라고 구라 그만. 문제의 본질은 어째서 본인이 자기가 선택한 직업에 대한 처우를 알고 들어가 놓고 나중에 딴소리 하는거죠? 그 조건에 일한다고 계약하셨죠? 좋아요, 그럼 오래 일해서 예우 차원에서, 서류면제, 가산점 등 다른 방식으로 특혜를 줘서 정식 직원 입사 기회를 주겠다 + 경력도 인정하겠다. 공정하죠? 그리고 면접에서 해당 직무에 대해 경력이 있으면 당연히 면접 고득점 성공률이 높아집니다. 그런데 이 절차도 싫다고 주장하는게 지금 현 노조입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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