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가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앞에서 청소노동자 노조활동 보장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LG그룹 건물관리를 담당하는 계열사가 노조를 상대로 사업장 내 선전이나 상급단체 간부 출입을 막는 내용의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신청을 내 논란이 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는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엘지트윈타워분회 노조활동 보장을 촉구했다.

LG트윈타워 관리 권한을 가진 LG그룹 계열사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은 지난 11일 노조와 서울지부·분회를 상대로 “타워 내에서 선전전을 하거나 상급단체 노조 관계자를 포함한 제3자의 건물 출입시 200만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신청을 서울남부지법에 제출했다. 엘지트윈타워분회 조합원은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과 청소용역도급계약을 맺은 용역회사 ㈜지수아이앤씨 소속 청소노동자들이다.

분회는 임금·단체협상 관련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쟁의조정이 결렬되자 4월 중순부터 평일 점심·퇴근시간에 피케팅 시위를 하고 있다. 원청격인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이 이를 막으려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신청을 낸 것이다.

지부 관계자는 “원청인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은 분회의 면담 요청을 거절했다"며 "지수아이앤씨와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이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측은 지난해까지 청소노동자들의 점심시간을 1시간30분으로 책정해 주당 노동시간을 37.5시간으로 맞춰 왔다. 주 40시간을 채우지 않았다는 이유로 노동자들에게 격주 주말근무를 강요해 “노동시간 꺾기”라는 비판이 일었다. 야간 근무조 관리자가 상습적으로 임금 일부를 돌려받는 등 갑질 논란이 일자 노동자들은 지난해 10월 노조를 만들었다.

지부 관계자는 “노조를 결성하고 난 뒤 주말근무 강요는 없어졌지만 이를 단체협약에 포함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든 재발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임단협도 난항을 겪고 있다.

노조는 최저임금 수준인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임금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지수아이앤씨는 LG그룹 구광모 회장의 고모인 구훤미·구미정씨가 각각 50%씩 지분을 갖고 있다. 노조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55억인데도 청소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요구는 무시한다”며 “족벌기업 LG는 일감 몰아주기와 부당한 사익편취를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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