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유니온이 지난 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2020 아르바이트 최저임금·주휴수당 실태조사 결과와 최저임금 요구안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정기훈 기자>
민주노총의 내년 최저임금 요구안을 두고 정치권과 노동계가 뜨거운 설전을 하고 있다.

22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지난 18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내년 최저임금으로 시급 1만770원을 제시했다. 올해 최저임금 8천590원보다 25.4% 높은 수치다. 앞으로 한국노총과 협의를 거쳐 최종 노동계 단일안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의 결정에 즉각 반응을 보인 곳은 미래통합당이다. 미래통합당은 21일 논평에서 “정부는 2018년 16.4% 인상을 시작으로 지난 3년간 30% 넘게 최저임금을 인상했다”며 “최저임금을 급격히 인상하면 높은 울타리 안에 있는 근로자는 참 좋지만, 낮은 울타리에 있는 근로자는 밀려나기도 한다”고 밝혔다.

미래통합당은 이어 “지난달 중소기업중앙회 여론조사에서 내년 최저임금이 인상된다면 신규채용을 축소하거나 감원하겠다는 응답도 58.8%나 됐다”며 “최저임금 인상이 오히려 대규모 실업으로 이어져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도 있다는 경고”라고 주장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조직과 미조직 노동자를 분리시키고 최저임금 인상으로 해고가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로, “양보와 협력이 요구된다”고 압박한 것이다. 이런 목소리는 22일자 보수언론을 통해 더욱 확산됐다.

금속노조가 설전에 뛰어들었다. 금속노조는 이날 논평을 내고 “미래통합당은 ‘민주노총이 울타리 바깥을 봐야 한다’고 했는데 맞는 말”이라며 “최저임금이야말로 노조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90% 임금노동자,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못하는 5명 미만 사업장 노동자를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라고 반박했다.

금속노조는 이어 “협상이 본격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노동계 요구안을 가지고 대량해고까지 나아가는 상상력은 자제하기를 부탁한다”며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이제 울타리 안만 보지 않고 울타리 바깥을 위해 더 열심히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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