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계고 졸업생 10명 중 4명은 부모보다 소득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에서 이런 경향이 뚜렷했다. 가난이 대물림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22일 직업계고 졸업생의 사회이동성과 직업교육 활동 영향을 분석한 자료를 발표했다. 2004년 한국교육고용패널조사 결과를 토대로 당시 직업계고 3학년 재학 중이던 학생 가운데 2015년 학교에 다니지 않는 1천176명을 분석했다.

직업계고 졸업생의 졸업 후 소득분위는 부모보다 대체로 낮거나 같았다. 1천176명 가운데 481명(40.9%)은 소득 5분위 기준 부모의 소득분위가 자신보다 높았다. 부모와 소득분위가 같은 직업계고 졸업생은 330명(28.1%)이다. 365명(31%)은 졸업 뒤 부모보다 경제적 지위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가 저소득층일수록 본인도 저소득층에 머물 가능성이 컸다. 부모가 소득 1분위(소득 하위 20%)였던 직업계고 졸업생 가운데 239명(50.4%)이 1분위였다. 부모가 2~4분위였지만 본인은 1분위인 졸업생도 292명(48.9%)으로 많았다.

직업계고 졸업생의 경제적 지위 하락에는 낮은 전공 일치도가 영향을 줬다. 전공 일치도는 학교에 다닐 때 전공과 선택한 직업의 동일성을 뜻한다. 직업능력개발원은 보고서에서 전공 일치도가 높을수록 직업계고 졸업생의 경제적 지위도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현장실습이나 인턴십 수행, 자격증 취득은 졸업 뒤 소득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연구를 수행한 남재욱 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은 전공 일치도를 높이기 위한 교육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공 일치도를 높이기 위한 체계적 취업지원과 취업교육, 취업 단계 이전의 진로교육 등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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