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사장 위성백)가 노조 반대를 받아들여 이사 선임 절차를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16일 사무금융노조(위원장 이재진)에 따르면 위성백 사장은 지난 15일 오후 임삼섭 노조 예금보험공사지부장과 만난 자리에서 이사 선임을 잠정 연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와 지부가 “예금보험공사가 공사 최고집행기구인 이사회 상임이사로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은 한국은행 출신 낙하산 인사를 내정했다”고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다. 이에 따라 노조는 이날 오전 금융위원회 앞에서 열기로 했던 ‘낙하산 인사 거부 기자회견’을 연기했다.

위성백 사장은 이날 오전 이재진 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사 선임을 강행하지 않겠다고 최종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공사에 △임원추천위원회를 거쳐 상임이사를 임명할 것 △임원추천위원회에 노동자 대표를 포함할 것 △전문성 있는 인사를 선임할 것을 요구했다.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공공기관운영법)에는 “공기업 상임이사는 공기업의 장이 임명한다”고 명시돼 있다.

노조 관계자는 “예금보험공사는 정당과 국회·기획재정부·한국은행을 비롯한 각종 금융기구들에서 내려온 낙하산 인사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이번에 이사로 내정한 인사도 한국은행 출신인데, 통화정책과 예금보험 업무는 다르기 때문에 적합한 인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기자회견 전에 이사 선임을 잠정 연기한다고 해 기자회견도 연기했는데, 사측이 만약 도발한다면 금융위원회가 아니라 청와대 앞으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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