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경남지부 STX조선지회 노동자들이 10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STX조선 정상화방안 마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무급휴직 연장에 반대하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 STX조선해양 노동자 500여명이 상경투쟁에 나섰다. 사실상 KDB산업은행의 반대로 복직과 고용유지지원금을 통한 유급휴직 전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대주주이자 채권단 대표인 산업은행이 조속한 매각을 통해 발을 빼려고 구조조정이 추진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STX조선지회(지회장 이장섭)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상경투쟁 기자회견을 열고 총고용 보장과 산업은행의 횡포 중단을 촉구했다. 이장섭 STX조선지회장은 “자금회수에만 급급해 경영 전반에 간섭하고, 10원짜리 하나 사용하는 것을 관리하며, 회사를 오로지 금융 논리로 운영해 온 국책은행 산은에 (부실경영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회에 따르면 최근 STX조선해양 대표이사가 “1천100억원의 고정비 절감이 필요한데 이중 700억원은 당장 절감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STX조선해양 사무기술직을 포함해 전체 직원이 무급휴직에 들어가도 절감되는 고정비는 연 384억원가량으로 700억원 절반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회계법인의 산출에 따르면 2년간 인건비가 1천100억원이 드는데 이중 700억원을 절감해야 회사를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회는 회사의 고정비 절감 요구가 사실상 산업은행의 입장으로 보고 있다. STX조선해양이 매달 자금계획을 작성해서 회계법인에 제출하면 회계법인이 검증 결과를 산업은행에 보고하는 체계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지회 관계자는 “인적 구조조정을 통해 규모를 털어내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산업은행이 고용유지지원금을 반대하는 이유도 (회사가) 지원금을 받으면 구조조정에 나설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자금회수를 목적으로 회사규모를 줄여 매각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전초 작업이라는 주장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무급휴직 연장은 노사관계 문제로 산업은행이 관여한 바 없다”는 입장만을 되풀이했다.

지회는 12일 창원시청에서 경남도청까지 “STX조선 정상화”를 촉구하며 삼보일배 행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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