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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급휴직 자발적 포기인가, 강요된 동의인가박현희 공인노무사(금속노조 법률원)
▲ 박현희 공인노무사(금속노조 법률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기를 겪는 회사를 위해 노동자들이 무급휴직에 들어간다는 보도를 드물지 않게 보게 된다. 마치 선행을 찬양하는 듯한 그런 류의 기사를 접하며 당신은 어떤 생각을 했는가. 어쩌면 외환위기 시절 금모으기를 한 한국인의 저력이 재발휘돼 기업위기를 함께 극복하는 중이라고 흘려보냈을지도 모르겠다.

노동운동도 바꾸지 못했던 아프면 쉬는 것이 당연하다는 상식, 이 역시 코로나가 바꾸는 중인 우리 사회 직장문화라고들 한다. 그런데 질병관리본부와 정부는 쉬라고만 얘기할 뿐 어떻게 쉴 것인지, 위험 장소에 다녀왔다는 막연한 이유로 개인연차를 강제소진하면서 쉬어도 되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고통분담이라는 이유로 무급휴직과 기업의 막연한 위험을 피하려 개인이 연차를 소진하는 것이 당연한 것일까. 회사를 보호하고 노동자의 쉴 권리로 포장되는 이런 것들에 대해 들여다보자.

노동법상 노동자의 자발적 의사가 아닌 사용자가 강제한 휴직과 휴가는 모두 ‘휴업’이다. 근로기준법 46조의 ‘휴업’은 사용자가 노동자와의 근로계약 관계를 존속하면서 사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정지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휴업’은 개별 노동자가 근로계약에 따라 근로를 제공할 의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의사에 반해 취업이 거부되거나 또는 불가능하게 된 경우를 포함하므로 ‘휴직’을 포함하는 광의의 개념이라고 명확히 한다(대법원 90다18999, 2007두10440 판결). 한편 고용노동부는 휴업은 사업장 영업 전체를 중지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일부 부서만 쉬는 경우도 해당하고, 사업장 전체 노동자에 대한 조치뿐만 아니라 특정 노동자에 대한 취업거부도 휴업에 해당한다고 한다(근기68207-148). 따라서 휴직이나 휴가라는 명칭을 사용하더라도 개별 노동자의 신청이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사용자가 근로제공을 거부하거나 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는 모두 ‘휴업’이다.

근로기준법 46조는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업하는 경우 노동자에게 평균임금의 70% 이상을 휴업수당으로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최소한 휴업수당이 지급돼야 한다. 무급휴직은 노동자가 자발적으로 임금을 포기하지 않는 한 불가능한 것이다.

또한 근로기준법 23조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휴직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금하고 있다. 법원은 사용자의 판단에 따라 언제든지 휴업(장기적인 휴업을 포함)을 실시할 수 있다고 한다면, 대상자 선정 및 휴업기간 설정 등에 있어서 사용자의 자의를 배제하기 어려워 근로기준법 23조의 규정이 형해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휴업이 적법하려면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사회통념상 고용계약을 지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든지, 부득이한 경영상 필요가 있는 경우로 경영상태(매출액·영업이익·생산실적 등), 경영적자의 주요 이유, 휴업회피 노력, 단체협약 등에 따른 노동조합과의 협의 여부 등을 고려해 정당한지 여부를 판단해야 하고 정당한 이유가 없다면 부당휴업으로 임금상당액(전액)을 지급하라고 한다(서울고법 2006누9698 판결).

이처럼 사용자가 노동자 의사에 반해 강요하는 휴직과 연차소진 모두 휴업으로, 휴업수당 혹은 그 이상의 임금이 지급돼야 할 사안이다. 결국 회사가 어려우면 노동자에게 당연한 듯 강요되는 무급휴직이라는 것의 법률적 본질은 노동자가 자신의 임금을 받을 권리를 포기해 주는 것이다. 연차를 사용자가 강제로 소진시키는 것 역시 노동자가 휴업수당과 휴가권을 포기라고 청구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노동자가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을 강요받아서는 안 되고, 포기하지 않는다고 비난받을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따라서 이 시대의 위기를 극복할 묘안처럼 무급휴직 등을 당연시해도 안 되고, 회사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강요되거나 쉴 권리로 가장돼서는 안 된다.

연차라도 쓸 수 있는 직장은 좋은 직장이고, 쉴 것을 고민할 일자리라도 있으면 감사한 실직자와 구직자가 점점 많아지는 지금 세상에서 배부른 소리인 것 같아 차마 꺼내지 못하는 이런 질문들을 들여다보는 이유가 있다. 위기가 끝난 포스트 코로나19의 세상이, 스페인 독감이 덮친 1차 세계대전 후 파시즘이 아닌 흑사병 대유행 이후 농노들이 권리를 외쳐 새질서를 가져왔듯 인간의 자유와 권리를 확장하는 세상으로 나아가길 바라서다.

박현희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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