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1일 김포국제공항 한국공항협회 회의실에서 항공산업 노동자들을 만나 고용대책 마련을 위한 현장간담회를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여당 의원들이 공항산업에 대한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대책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1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청사에 있는 한국항공협회에서 항공업계 노동자들과 ‘항공산업 고용대책을 위한 현장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고용유지를 위한 정부 지원 효과가 협력업체까지 미치지 못한다는 데 공감했다.

“노동자들 차라리 희망퇴직 신청”

정부는 현재 항공사와 지상조업사를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분류해 고용유지지원금을 휴업·휴직수당의 90%까지 지급한다. 하지만 인력파견업체들은 고용유지지원금 사용자 부담분 10%를 부담할 여력이 없어 무급휴직 조치를 취하거나 구조조정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원을 받기도 어려운 구조다. 고용유지지원금이 선지급 후지원 방식이기 때문이다. 지원금을 받으려는 기업은 고용유지조치계획을 내고 실제 고용유지 조치를 해야 한다. 임금을 지급한 뒤 이를 근거로 지원금을 신청해야 한다. 지원금을 받기까지 1개월반~2개월 정도 시차가 발생한다.

아시아나 기내 화물과 청소를 전담하는 아시아나항공 재하청업체인 ㈜케이오는 지난 3월 말부터 매출 90%가 급감했다. 휴직수당을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회사는 자기부담이 없는 무급휴직 신속지원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무급휴직 신속지원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기업은 금액을 부담하지 않고 노동자는 3개월간 총 150만원을 받는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생계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케이오 노동자들이 가입한 K.A.C노조의 이정상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직원들이 희망퇴직을 요구하는 상황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퇴직금을 받아야 겨우 생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케이오 희망퇴직자는 130명이다.

대한항공 재하청업체로 대한항공과 진에어 비행기 기내청소를 담당하는 월드유니텍 노동자들도 월 50만원이 너무 적다고 호소했다. 이금숙 월드유니텍노조 위원장은 “원래 임금도 부족해 카센터나 대리운전 등 투잡을 뛰던 사람들이었다”고 말했다.

박홍근 의원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원 기간 연장해야”

간담회에 참석한 여당 의원들은 하청노동자들까지 포함하는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을지로위 위원장인 박홍근 의원은 “사각지대에 있는 인력파견업체 지원조건을 완화해야 한다”며 “사업주 부담분 10% 때문에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과 관련해 먼저 융자를 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특별고용지원업종에 대한 지원기간이 4~6개월인데, 연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경숙 의원은 “정책을 먼저 만들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게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이원영 의원은 “기간산업안정자금 40조원에 대해서도 얘기가 많은데 기업·노동자·협력업체 모두가 다 같이 살아남아야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기간산업안정자금이 대기업 위주로 지원되는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국노총에서 정연수 연합노련 위원장·이금숙 위원장·이정상 위원장·조상훈 연합노련 서울지역본부 위원장이 참석했다.

을지로위원회에서 박홍근·우원식·이학영·김경만·서영석·송옥주·양경숙·양이원영·조오섭 의원이, 고용노동부에서 김영중 노동시장정책관·김준휘 노사관계지원과장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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