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 대여와 유지·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LG케어솔루션’ 방문점검 노동자들이 노조를 설립했다. 이들은 회사와 업무위탁 계약을 맺고 건당 수수료를 받는 특수고용 노동자다.

28일 금속노조에 따르면 지난 27일 LG전자 자회사 유지관리 전문업체 하이엠솔루텍에 노조 서울지부 LG케어솔루션지회(지회장 김정원) 설립 사실을 통보했다. 지난 25일부터 전국 146개 사무소 중 50개 사무소 앞에서 노조 가입 캠페인을 전개했다.

LG케어솔루션 매니저는 LG전자 정수기·공기청정기·전기레인지 같은 가전제품 대여와 정기점검 같은 업무를 담당한다. 전국에 4천여명의 LG케어솔루션 매니저는 하이엠솔루텍과 1년 단위 업무위탁 계약을 맺고 일하는 특수고용 노동자다. 대부분 40~50대 여성이다.

매니저는 기본급 없이 100% 건당 수수료를 받는다. 수수료는 업무·영업 실적과 회의 참석률 등을 평가해 S등급부터 D등급까지 5단계로 차등 책정되는데, 한 단계당 300원이 차이 난다. 제품별로 최소 7천900원(D등급 기준)에서 최대 1만3천600원(S등급 기준)까지 받는다.

고객 요청에 응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평일 저녁과 주말근무가 일상적으로 발생한다. 연장·휴일근무에 대한 가산수당은 지급되지 않는다. 지부에 따르면 평일 저녁 8시 이후 또는 일요일 근무시 건당 1천원이 추가 지급될 뿐이다. 유류비나 식대 등도 자비로 지출해야 한다. LG전자 홈페이지에는 케어솔루션 매니저 지원자격에 ‘차량 소지한 여성’이라고 돼 있다.

노조 설립의 직접적 계기는 지난해 10월 LG전자 직수형 정수기 곰팡이 논란이 불거지면서 케어솔루션 매니저들의 업무가 가중된 데 있다. 김정원 지회장은 “정수기를 180도 돌려서 분해해서 내부 단열재를 교체하고 다시 조립하는 업무여서 1시간 정도 걸리는데 건당 수수료를 3천원 밖에 책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LG케어솔루션 매니저들이 네이버 밴드에 ‘LG케어솔루션 매니저 모임’을 개설해 문제를 제기하자 사측은 수수료를 1만원으로 인상했다.

황수진 지부 미조직사업부장은 “(특수고용 노동자로서) 교섭권을 쟁취하려면 하이엠솔루텍 뿐만 아니라 ‘실질적 사용자’인 LG전자가 책임지고 움직여야 한다”며 “책임을 촉구하는 투쟁을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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