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년(더불어민주당)·주호영(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지난 26일 오후 국회에서 원구성 협상을 위한 첫 회동을 가졌으나 결론 없이 끝냈다. <정기훈 기자>

이달 30일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여야와 청와대가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당 체제를 정비하고 21대 추진과제를 점검하는 한편 원구성을 둘러싼 씨름도 한창이다. 청와대는 거대 양당 원내대표를 초청해 협치의 초석을 다지겠다는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결의문 “일하는 국회 만들 것”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대위’ 전환·미래통합당과 합당안 의결

더불어민주당은 27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21대 국회 국회의원 당선자가 참석한 가운데 워크숍을 열고 21대 국회 운영전략과 추진과제를 점검했다. 기존에는 당선자 워크숍을 1박2일간 했지만 이번엔 코로나19 사태로 하루 일정으로 진행했다.

이날 이해찬 대표는 “21대 국회 과제는 명확하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가 시작되고 있는 가운데 비상한 각오로 정부·여당에서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런 위기상황일수록 시장에 맡겨서는 안 된다”며 “입법도, 정책도, 재정에서도 국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당과 의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의회에서 뒷받침하지 못하면 국가의 수단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코로나19 이후 한국 사회의 진단과 분석 △21대 총선 이후 민주당의 역할과 과제 △21대 국회, 국회 운영 전략 및 추진과제 등 3개 세션으로 진행됐다.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이 ‘포용사회 : 사회안전망 성과와 향후 과제’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문재인 정부 집권 4년차 국정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당선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21대 총선 결과는 ‘일하는 국회를 만들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었다”며 “일하는 국회를 만들고 민생경제 문제 해결에 유능한 정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미래통합당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국위원회를 열고 당헌 개정안과 비례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과의 합당결의안을 의결했다.

정우택 전국위 의장은 “이제 우리 당도 젊고 참신한 신진세력으로 정치 풍토를 조성하고, 품격과 실력을 갖춘 정당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놓여 있다”며 “이를 이루기 위한 ‘혁신’의 과정에서 아픔과 고통, 저항이 뒤따르겠지만 상식이 통하고 책임을 지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수권정당이 되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은 당헌 개정안을 통해 비상대책위원회 임기를 내년 4월7일 재보선까지 연장하기로 하면서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 공식 전환했다.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합당 수임기구를 통해 합당 방식과 당명 등을 논의한다. 미래한국당은 전날 최고위원회에서 합당 시점을 29일로 제시한 바 있다.

청와대 28일 양당 원내대표 초청 오찬서 ‘협치’ 논의

양당은 전날 원구성을 위한 첫 원내대표 회동에서 결론을 얻지 못했는데 이날도 샅바싸움을 이어 갔다. 여야 원내대표는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예산결산위원장 자리를 둘러싸고 팽팽히 맞섰다.

포문은 이해찬 대표가 열었다. 이 대표는 이날 당선자 워크숍에서 “미래통합당은 국회 원구성에는 관심이 없고 상임위원회를 몇 개 먹느냐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다”며 “국가 위기를 수습하기 위해서는 종래의 관행으로 발목 잡는 국회가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국회는 20대 국회와는 전혀 다른 국회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같은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일하는 국회를 위해서는 법사위 폐단을 반드시 고쳐야 한다”며 “그동안의 잘못된 관행이 일하는 국회에 방해가 된다면 이번 기회에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래통합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의원수에서 압도적 우위를 확보한 여당 지도부가 협상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서둘거나 으름장을 놓는 인상은 새 국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현재 미래통합당의 상임위 배분안은 여당이 과거 야당이던 시절에도 행정부를 감시·견제하는 의회의 역할 견지를 위해 동일하게 요구했던 안건”이라고 맞받았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28일 청와대에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를 초청해 오찬 자리를 갖는다.

청와대는 오찬 대화에서는 따로 의제를 정하지 않고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산업 위기 대응 등 국정 전반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눈다는 입장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번 대화를 시작으로 협치의 제도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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