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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 간접고용 노동자 고용안정·일터안전은 누가 책임지나원청-하청 노동자 단체교섭 성사하도록 제도개편 필요 … “노동위부터 먼저 역할 강화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간접고용 노동자의 고용안정과 노동안전 보장을 위해 원청 사용자와 단체교섭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 이전이라도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원청 사업주를 대상으로 노동쟁의조정을 신청하면 노동위원회가 조정 과정에서 원청 사용자성을 폭넓게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해법도 제시됐다.

민주노총 간접고용 노동자 단체교섭 보장 토론회
“노동위, 쟁의조정 신청시 원청 사용자성 인정 필요”


민주노총은 26일 오후 서울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간접고용 노동자 단체교섭권리 보장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간접고용 노동자 실태를 점검하고, 원청과 교섭할 방안을 찾기 위해 전문가 의견을 들었다.

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한국마사회와 생활폐기물 미화원 등 민주노총 소속 12개 사업장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지난달 원청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고용안정 방안과 일터안전, 노동조건 개선 등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최근 교섭요구를 받은 원청 12곳 중 8곳이 답변을 보내왔다. 답변은 약속이나 한 듯 같았다. “협력사 소속 노동자들은 단체교섭 대상자가 아니다”거나, “간접고용 노동자의 노동조건을 결정할 위치에 있지 않다”는 답이다.

대화하지 않겠다는 원청을 상대로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어떤 행동을 취할 수 있을까. 민주노총은 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하는 등 후속조치를 모색하고 있다.

탁선호 변호사(금속노조 법률원)는 “간접고용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원청을 사용자로 인정해 집단적 교섭을 하도록 하는 것인지만 쟁의조정 절차로 들어서면 계약 책임주의 원칙을 고수하는 노동위 입장에 부딪히게 된다”며 “묵시적 또는 명시적 근로계약관계를 입증하지 않으면 교섭 상대방의 지위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정 대상이 아니라고 판정하고 행정지도 등의 소극적 조치만 취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법원은 부당노동행위나 단체교섭에서 원청에 일정한 사용자 책임을 진다고 판단하고 있는데도 집단적 분쟁조정·해결을 도모해야 할 노동위는 원청 사용자성과 관련한 어떠한 대안도 마련하지 않고 있다”며 “노동위가 조정 절차에서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고 조정업무매뉴얼 등을 개정한다면 간접고용 문제 해결을 위한 교두보가 확보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간접고용 노동자와 원청이 교섭할 수 있도록 노조법을 개정하기 위해서라도 노동위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건강권 보호 위해서라도 원청과 교섭할 수 있어야”

토론회 참석자들은 간접고용 노동자의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원청과 교섭할 수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귀천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간접고용 노동자의 건강·생명을 위협하는 노동환경의 이면에는 원청의 책임회피가 있고, 이런 원청 입장은 하청 사업주와 체결하는 도급계약에 반영된다”며 “간접고용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법적·사회적 책임 없이는 이들의 사회적·경제적 지위 향상을 기대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김기선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원청이 집단적 노동관계의 사용자가 될 수 있다고 보면서도 노동쟁의조정 과정에서 사용자성을 다투는 데에는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원청 사업주에 대한 단체교섭 요구는 법리뿐만 아니라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할 사항이 적지 않은데 노동위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며 “단체교섭 거부를 이유로 한 부당노동행위 구제절차를 통해 사용자성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권오성 성신여대 교수(법학)는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원청업체와 별도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원청 직접고용 노동자들이 적용받는 단체협약을 확장해 적용하는 입법도 고려해 봄 직하다”고 조언했다.

이들 외에도 토론회에는 박주영 민주노총 법률원 부원장이 간접고용 노동자의 단체교섭권 보장을 위한 원청 사용자 책임 강화를 주제로 발제하고 정영훈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이 토론했다.

제정남  jjn@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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