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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차시장 7년 만에 반토막 났는데, 또 경차 생산공장?현대차·기아차·한국지엠지부 “광주형 일자리 전면 재검토” 요구
▲ 사진 왼쪽부터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이상수 현대차지부장·최종태 기아차지부장·김성갑 한국지엠지부장. 금속노조
파행 국면에서 가까스로 정상화된 광주형 일자리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포화상태에 놓인 국내 경차시장에서 1천시시(CC) 미만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10만대 생산계획 자체가 ‘제 살 깎기’ 사업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위원장 김호규),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한국지엠 등 국내 완성차 3사 지부는 21일 오후 서울 정동 금속노조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형 일자리 재개를 비판하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들은 “광주형 일자리는 산업정책적으로 검증되지 못한, 지속 가능한 성공을 담보하지 못하는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포화상태 놓인 국내 경차시장”

광주형 일자리는 광주시가 현대차와 손잡고 추진하는 지역 일자리 창출 사업이다. 합작법인 광주글로벌모터스를 설립하고 7천억원을 투입해 광주 빛그린산단에서 1천CC 미만 경형 SUV를 연간 10만대 생산하는 계획을 세웠다.

기자회견에서 완성차 3사 지부장들은 한목소리로 국내 경차시장 공급과잉을 우려했다. 실제 2012년만 해도 20만2천800여대 내수 판매량을 기록했던 국내 경차시장은 지난해 11만5천800여대로, 약 7년 만에 절반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이상수 현대차지부장은 “국내 완성차 경차시장은 포화수준”이라며 “전체 10만대 규모의 경차시장에 또 10만대 경차 생산공장을 만드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종태 기아차지부장에 따르면 기아차 경차 모닝 위탁공장인 동희오토의 경우 2014년 내수·수출 포함 28만대 판매를 하고도 당기순이익은 50억원에 불과했다. 최 지부장은 “이런 시장 환경에 10만대 규모의 경형 SUV 공장이 불러올 공멸은 우려가 아닌 현실이 될 공산이 크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현재 현대차가 생산하는 베뉴와 코나, 기아차 모닝, 한국지엠 스파크와 광주형 일자리에서 생산하는 차종이 겹치면서 제 살 깎기 경쟁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김성갑 한국지엠지부장은 “한국지엠은 현재 창원공장을 중대형 차종 생산공장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이 말은 글로벌지엠이 한국에선 도저히 소형차로 장사가 안 된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수 지부장은 “결국 광주형 일자리는 경차시장 공급과잉으로 중·대형 차종으로 옮겨 갈 것이 뻔하다”며 “이는 또 다른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래차 준비하겠다더니 화석연료 차량 생산?”

광주형 일자리가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수소차 등 미래차로 전환하고 있는 현 자동차산업 전반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란 비판도 나왔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2030 미래차 산업 발전전략’과도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2030년 전 세계적으로 미래차 3천만대 시대가 도래한다”며 국가적 책임으로 자동차산업 구조를 전면 재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성갑 지부장은 “친환경차 시대를 준비하겠다며, 광주에 화석연료 자동차를 생산하는 공장을 만드는 건 이율배반적”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2030 미래차 산업 발전전략 약속을 지키고 광주형 일자리를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규 위원장은 “기존 정규직 노동자들이 우리만 살겠다고 광주형 일자리를 반대하는 게 아니다”며 “지금이라도 광주형 일자리 추진을 중단하고, 금속노조와 완성차 지부들과 함께 논의하자”고 밝혔다.

한편 광주형 일자리 사업 주체 중 한 곳인 한국노총 광주본부는 지난달 초 적정임금과 적정 노동시간, 원·하청 상생방안, 노동이사제를 통한 노사책임 경영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광주형 일자리 불참을 선언했다가 같은달 말 광주시·광주글로벌모터스와 광주상생일자리재단·상생위원회 설치에 합의하며 사업에 복귀했다.

배혜정  bhj@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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