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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일 한국조에티스지회장] “일하기 좋은 직장, 원래 조에티스 되찾겠다”
▲ 어고은 기자

지난해 직장폐쇄와 조합원 무더기 징계로 ‘노조탄압’ 의혹이 불거진 동물용의약품 제약회사 한국조에티스 노사갈등이 1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10일 김용일(46·사진) 화섬식품노조 한국조에티스지회장이 해고됐고, 부지회장은 15일부로 대기발령 처분을 받았다. 180일 가까이 서울 강남구 한국조에티스 본사 앞에서 점심시간 집회를 열고 있는 김 지회장을 만난 날도 조합원들이 사무실 출입을 통제당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 15일 오후 한국조에티스 본사 건물 지하 카페에서 김 지회장을 인터뷰했는데, 간단한 질문을 몇 가지 던지던 중 점심시간 집회 이후 사무실로 복귀하던 조합원들이 경비용역에 막혀 실랑이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김 지회장이 황급히 엘리베이터를 타고 도착한 13층 사무실 앞에서는 경비용역이 출입문을 막아서고 있었다. “노조 물품인 피켓을 가지고는 입장이 불가능하다”는 이유였다. 조합원들은 “무슨 근거로 출입을 막느냐”고 항의했다. 20여분간 대치 끝에 회사 인사부장이 나타나 “노조 물품을 사무실 안에 두는 것을 허용하는 건 아니지만 일단 업무에 복귀하라”고 밝혀 상황은 일단락됐다.

- 이런 일이 자주 벌어지나.
“피켓을 들고 입장하는 것 자체를 막은 건 처음 있는 일이다. 경비용역을 동원해 피켓이나 스피커 같은 노조 물품을 ‘여기에 두지 마라’며 트집 잡는 일은 계속 있었다.”

- 노사갈등은 언제부터 시작됐나.
“갈등의 시작은 2019년 임금·단체협상이었다. 사측이 노조활동을 축소하려고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한도를 연 1천200시간에서 500시간으로 줄이는 안을 제시했다. 임금도 일방적으로 인상률을 정한 뒤 지급했다. 조합원은 승진에서 배제하고 비조합원만 승진발령을 내는 차별도 있었다. 노조를 탈퇴한 비조합원의 경우 팀 내 막내였는데도 팀장을 맡기는 ‘파격적 인사’가 이뤄졌다. 지난해 6월 새로 인사부장이 부임하면서부터는 노조탄압이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임단협 결렬로 이틀간 부분파업을 했는데 회사가 직장폐쇄를 했다.”

한국조에티스는 노조의 부분파업에 대응해 지난해 6월28일 직장폐쇄를 했다. 고용노동부 중재로 5일 만에 직장폐쇄는 해제됐지만 이후 조합원 25명 중 18명이 징계를 받았다. 지회는 이윤경 한국조에티스 대표를 노동부에 교섭해태와 공격적 직장폐쇄 같은 부당노동행위로 고발했다. 노동부는 지난 1월 기소의견으로 해당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상황이다. 올해 2월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김 지회장에게 내려진 정직 3주의 징계가 부당하다고 판정했다.

사측 태도는 바뀌지 않았다. 7개월 만에 노사 간 실무교섭을 했던 지난달 10일 사측은 김 지회장에게 해고통지서를 보냈다. 김 지회장은 “앞에서는 원만한 합의를 이루자고 해 놓고 뒤로는 해고통지서를 보냈다”고 말했다. 해고 사유는 6개로 지난해 11월 회사 앞에서 인사부장에게 물리적 충돌로 상해를 입힌 행위도 포함됐다.

▲ 15일 오후 한국조에티스 본사 앞에서 김용일 지회장과 조합원들이 집회를 벌이고 있다. 어고은 기자


- 당시 인사부장은 뇌진탕으로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고 하는데.
“회사 앞에서 피케팅하고 있는데 인사부장이 다른 노조간부에게 업무에 복귀하라며 다가왔다. 집회를 방해하지 마라고 손으로 밀쳤는데 인사부장이 스스로 넘어졌다. 뇌진탕이라고 주장하는데, 그가 넘어지고 나서 한 행동은 주변 행인들에게 ‘증인 좀 서 주세요’라고 말하는 거였다. 노조와해를 목적으로 한 자작극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진실을 밝히려고 현재 정식재판을 청구한 상태다.”

- 노사갈등이 있기 전 회사 분위기는 어땠나.
“2013년 1월에 입사했을 땐 이렇지 않았다.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근로기준법 개정안)이 만들어지기 이전부터 회사 분위기나 일하는 환경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져 있었다. 수평적인 의사소통이 이뤄지고, 말 그대로 ‘일하기 좋은’ 직장이었다. 조합원들은 평균 근속이 10년 가까이 되기 때문에 이러한 조에티스 모습을 안다. 그런데 비조합원은 거의 계약직에다 들어온 지 1년 미만인 분들이 많다. 이분들은 ‘아 이 회사는 원래 이런가 보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원래의 일하기 좋은 직장, 직원들이 존중받는 직장이었던 걸 기억하는 조합원들은 그걸 포기하고 다닐 수 없는 거다.”

- 최근 국제노동단체 인더스트리올에서 조에티스 최고경영자에게 사태수습을 촉구하는 메일을 보냈다.
“인더스트리올의 항의서한이 한국 경영진에게 꽤 압박이 될 거라 보고 있다. 지금까지 지회는 한국에 있는 경영진들에게 우리 목소리를 전달하고 변화를 계속 요구했다. 이제는 글로벌을 향해서 목소리를 내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해결되면 미국 뉴저지에 있는 본사에 갈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원래의 조에티스를 되찾는 것이다.”

어고은  ago@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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