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2월 이후 두 달 새 취업자가 100만명 넘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고용충격이 외환위기 수준을 뛰어넘었다는 분석이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17일 발표한 ‘코로나 위기와 4월 고용동향’ 이슈페이퍼에 따르면 지난달 계절조정 취업자는 2천650만4천명으로 2월 2천752만2천명보다 101만8천명 감소했다.

통계청은 고용동향을 발표하며 전년 동월을 비교지표로 분석한다. 지난 13일 고용동향을 내놓으며 “4월 취업자는 2천656만2천명으로 지난해 4월 대비 47만6천명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방식은 1년 주기로 반복되는 사회적·자연적 변동을 통계에 반영하는 데에는 유리하지만, 신속한 국면 변화를 포착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통계청은 조업일수나 명절 같은 변동효과를 반영해 계절조정 통계를 내놓는다.

이슈페이퍼를 작성한 김유선 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고용지표는 계절 요인 외에도 경기변동 같은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며 “코로나19 위기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살필 때는 계절조정 자료를 사용하면서 전월 대비, 혹은 2월 대비 자료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계절조정 자료에 따라 전월과 비교한 취업자 감소는 올해 3월 68만명, 지난달 33만8천명이다. 외환위기로 취업자가 급감한 1998년 1월(84만8천명 감소)과 2월(7만5천명 감소) 감소 규모인 92만3천명을 뛰어넘는다. 2008년 겪은 금융위기로 같은해 12월(5만명 감소), 이듬해 1월(4만4천명 감소) 전월 대비 취업자가 감소했던 상황과 비교해도 격차가 크다.

코로나19는 취업자 노동시간을 크게 줄였다. 3~4월 두 달 동안 감소한 총노동시간은 주당 1억1천195만시간이다. 3월에 5천171만시간, 4월에 6천24만시간 감소했다. 줄어든 노동시간을 주 40시간 일자리로 환산하면 280만개나 된다. 그만큼의 일자리가 사라졌다는 뜻이다.

김유선 이사장은 “외환위기 당시 14개월 동안 취업자가 160만명가량 감소했는데 앞으로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취업자 감소 폭은 이를 크게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일자리 상실이 여성·임시일용직·단순노무직 등 취약계층에 집중되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앞으로 사회 불평등은 더욱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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