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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자 대표가 왕? 갑질 무풍지대 된 아파트직장갑질119 “공동주택관리법 개정해 입주자대표회의에 사용자 책임 물어야”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 20년 동안 관리사무실에 책상까지 갖다 놓고 일일이 간섭하고 지시하며 장기집권 중입니다. 아침 직원회의 때마다 직원들을 모아 놓고 자기가 왕이다, 자기가 언제든지 내쫓을 수 있다는 말을 달고 삽니다.”(직장인 A씨)

직장갑질119가 아파트 경비원·미화원에 대한 입주민들의 폭언·폭행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며 14일 아파트 갑질 사례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아파트 입주자대표나 입주민들이 경비·청소노동자들에게 업무와 무관한 일을 시키거나, 시도 때도 없이 억지성 민원을 넣는 경우가 많았다.

한 아파트 입주민은 미화원에게 “내일부터 당장 그만둬라. 사람 다시 찾겠다”고 폭언하며, 일부러 아파트 내에 모래를 쏟고 음식물 쓰레기를 뿌렸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임대아파트 임차인대표들이 마음대로 경비원 정년과 휴게시간을 정하고 채용에 관여하는 등 직원 인사 전반에 개입하는 경우도 있었다. 미화원에 대해서도 “나이가 많다”거나 “일을 못한다”는 이유를 대며 수시로 교체했다. 임차인대표들은 관리회사에 관리소장 교체를 요구하고, 응하지 않으면 “LH에 찾아가겠다”며 협박했다.

직장갑질119는 “주민들의 공동체가 돼야 할 아파트가 갑질의 온상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서울 강북구 아파트에서 일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 최아무개씨도 입주민의 폭행·폭언·협박에 시달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직장갑질119는 입주자의 부당행위를 막기 위해선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사용자’로서 책임을 지도록 공동주택관리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권두섭 변호사(민주노총 법률원)는 “실질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사용자로 책임을 지도록 공동주택관리법에 명시해야 한다”며 “사용자로 명시하면 감정노동자 보호법에서도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사용자로서 같이 책임을 지게 된다”고 말했다.

공동주택관리법에 직장내 괴롭힘 금지 같은 조항을 도입하자는 제안도 했다. 입주민 등이 괴롭힘 행위를 금지하고, 괴롭힘 행위가 발생한 경우 고용노동부나 행정관청에 신고해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며, 유급휴가 등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정부에는 LH와 SH서울주택도시공사 등 공공기관이 지은 아파트에서 일하는 경비·미화원들을 대상으로 갑질 실태를 전수조사하고, 근로감독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배혜정  bhj@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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