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암산업노조가 14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 앞에서 ‘분사매각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성암산업노조
포스코 광양제철소 사내협력사인 성암산업이 하도급계약상 담당하던 업무를 반납하겠다고 밝히면서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성암산업노조(위원장 박옥경)는 성암산업이 담당하던 작업을 분할해 여러 협력사에 나누면 노조도 쪼개질 수 있다며 원청사인 포스코가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성암산업은 “포스코 협력작업 반납에 따른 사업 폐지”를 이유로 개별 노동자들에게 6월30일부로 해고한다는 내용의 해고예고통지서를 지난 7일 보냈다. 작업 반납은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하청업체가 원청에 조기에 사업에서 철수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것이다.

성암산업은 원자재 및 완성품을 운송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성암산업은 포스코에서 기존 5개의 작업을 보유하고 있는데, 지난달 말 이 중 2개 작업권을 다른 협력사에 넘긴 뒤 이달 말 또 다른 2개 작업권을 이양할 예정이다. 성암산업이 담당하던 업무가 여러 개로 쪼개져 서로 다른 업체로 넘어가게 되면 사실상 회사가 분할되는 것과 다름없다고 노조는 주장하고 있다.

성암산업은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작업권 반납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은 노조에 “전적에 동의할 경우 고용승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노조는 전적이 노동조건 악화와 노조 쪼개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박옥경 위원장은 “다른 업체로 전적한 노동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무기계약직으로 채용되고 연봉도 약 1천500만원 이상 줄어든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40여개 협력사 대부분 노조가 없는 데다 한 회사를 여러 회사로 나누면 노조 인원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며 “노조와해 움직임이 아닌지 우려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원청사인 포스코가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박 위원장은 “2018년 2월 포스코에서 ‘분사 없는 매각’에 대한 확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2017년 성암산업의 작업권 반납 추진 당시 노조가 일괄계약을 주장하며 4개월간 농성한 결과 분사하지 않겠다는 포스코의 약속을 문서로 받았다는 주장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협력사 노사관계에 직접 관여할 수 없다”며 “원만한 합의를 통해 하루빨리 작업에 투입되길 바란다”는 입장만을 밝혔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