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보험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 생계를 지지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용유지 효과가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고용노동부가 11일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4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보험 자격 취득자는 56만명으로 1년 전보다 12만1천명(17.9%) 감소했다. 코로나19로 고용시장이 얼어붙은 것이다. 그런데 자격 상실자는 52만9천명으로 2만5천명(4.5%) 감소했다. 코로나19 영향이 없었던 지난해 4월보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오히려 더 적었다는 얘기다. 권기섭 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고용보험 상실자가 줄어든 것은 정책적(코로나19 고용안정대책) 효과 외에는 달리 설명하기 어렵다”며 “경기가 나쁘면 상실자가 늘어나는 게 통상적인데 그렇지 않았고, 기업들이 고용유지를 위해 일단 버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용보험 가입 사업장과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고용유지지원금·일자리안정자금 같은 고용대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고용위기 상황은 심각했다. 지난달 구직급여(실업급여) 신규신청자는 12만9천명으로, 지난해 4월(9만7천명)과 비교해 3만2천명(33.0%) 증가했다. 1998년 4월 이래 최고 증가 폭이다. 지난달 전체 구직급여 수급자는 65만1천명으로 1년 전보다 13만1천명(25.2%) 늘었다.

구직급여 지급액 총액은 매월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달 지급액은 9천933억원으로 1년 전보다 2천551억원(34.6%) 증가했다. 올해 2월에는 7천819억원, 3월에는 8천982억원이었다.

고용보험이 코로나19 같은 급작스러운 사회·경제 위기 때 노동자를 보호하는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지만 사각지대 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한 노동자는 730만명이지만 이 중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이는 절반이 넘는 459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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