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오전 정의당과 공공운수노조가 국회 소통관에서 코로나19를 빌미로 한 정리해고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이스타항공이 대규모 정리해고를 예고하면서 애꿎은 노동자들끼리 생존 방안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다.

박이삼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 위원장은 정의당 노동본부와 공공운수노조가 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노동자들은 일용직 일자리를 찾아 헤매고 이미 계약직은 일자리를 잃었다”며 “남은 노동자들은 자신이 살기 위해 동료를 사지로 몰며 몸부림친다”고 호소했다.

노조에 따르면 회사가 정리해고를 추진하면서 노동자들의 입장이 나뉘고 있다. 절반가량의 임금을 삭감해서라도 다 함께 버티자는 쪽과, 더 이상의 고통분담은 무리라고 주장하는 쪽이다.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는 상대적으로 수준이 높은 조종사 임금을 더 많이 삭감해 정리해고를 최대한 막자는 입장이다. 모든 조종사 임금을 2호봉 기준으로 맞추고 추가로 35%가량의 임금을 삭감하겠다는 것이다. 다른 직군에 대해서는 임금 30%를 삭감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박이삼 위원장은 “정비·객실승무원·영업운송·직할·운항직 근로자대표들이 이 안을 거절한다면 조종사들만이라도 살리는 안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달 사측과 정리해고에 합의한 노사협의회 근로자대표측은 조종사노조 제안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 근로자대표는 “임금이 30% 삭감되면 최저임금보다 못한 임금을 받는 일반 사무직들이 발생한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고통분담을 이유로 임금을 삭감하면 근로계약서를 다시 쓰게 되는데, 임금이 언제 원래대로 돌아갈지 기간이 명시되지 않는다”며 “최저임금보다 못한 임금을 계속 받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1일 전체 직원 45%를 정리해고하겠다고 발표했으나 내부 반발이 크자 정리해고 인원을 22%로 줄이는 대신 임금 30% 삭감안을 제시한 상태다. 정리해고 대상자는 345명이며, 이 중 인턴을 포함한 계약직은 186명이다. 사측은 계약직에게 계약해지를 통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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