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가 서울시 강서구 이스타항공 앞에서 정리해고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임세웅 기자

저비용 항공사(LCC)인 이스타항공이 구조조정 보다는 고용유지를 하라는 청와대 메시지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정리해고를 강행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27일 오전 서울시 강서구 본사에서 정리해고와 관련해 노사협의회를 개최했다. 노사협의회에는 사측 대표 1명과 근로자대표 4명, 박이삼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 위원장이 참여했다. 과반수 조합원을 확보하지 못한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는 사측과의 협의 끝에 발언권을 얻어 참관했다.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영난을 이유로 1천600여명 중 22%인 345명을 정리해고할 계획이다.

사측은 당초 이날 정리해고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가 반발하자 개별통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노사협의회에서 사측은 “당초 45%였던 인력감축 계획안을 22%로 줄였으니 임금삭감 30%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5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정리해고를 통한 기업 살리기가 아니라 일자리를 지키는 방식”을 강조했다. 그런데 특별고용지원업종에 포함된 이스타항공은 대규모 인력감축에 나선 것이다.

노조는 “사측이 사업 유지가 가능한데도 제주항공으로의 매각에만 힘쓴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30일 공시된 이스타항공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7월과 9월 항공기를 추가로 도입해 12월에는 항공기 23대를 보유했다. 사업을 확장하던 경영진은 지난해 12월 제주공항과의 매각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항공기 6대를 반납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지난달과 이번달 리스 만료기간이 최대 2024년까지 남아 있는 5대를 반납했다. 올해 8월20일 리스계약이 끝나는 항공기를 반환하면 보유 항공기는 13대로 줄어 든다.

사측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사업량이 너무 줄었다”며 “인력감축안은 노사협의회를 통해 근로자들이 동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노사협의회 근로자측 관계자는 “앞으로의 협의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정리해고에 동의한 이유를)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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