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왼쪽부터)·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김태영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회장·윤석헌 금융감독원 원장이 지난 6일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금융 노사정 공동선언식을 열었다. <금융노조>

IBK기업은행 노사가 금융권에서는 처음으로 올해 경영평가 유예·완화에 합의했다. 이번 합의가 다른 금융기관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3일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에 따르면 노사는 최근 ‘2020년 내부 경영평가 개정’에 합의했다. 상반기 경영평가 중 일부를 유예하고 목표치를 줄이는 것을 뼈대로 한다. 35개 경영평가 지표 중 △일반예금 △적립식예금 △자산관리고객수 △개인교차판매 △기업교차판매 △제안영업 등 6개 항목의 상반기 평가가 유예된다.

일부 항목의 목표치도 지난해보다 낮게 설정됐다. 항목별 전년 대비 목표 감소 폭을 보면 △퇴직연금 -70% △비이자수익 -50% △외국환 -30% △신용카드 -30%다. △기업신규고객수 △핵심고객수 △충당금적립전이익 △개인영업수익 △핵심예금 △주택도시기금상품은 각각 15% 감소했다.

지부 관계자는 “경영평가는 여전히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항목 간 목표치 감소 격차를 최소화할 수 있을지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기업은행 노사합의는 다른 금융기관에도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금융 노사정이 지난 6일 마련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금융 노사정 공동선언’에 따르면 금융권 사용자는 노동자들의 실적을 평가하는 경영평가를 유보 또는 완화하기로 했다.

지부 관계자는 “기업은행 노사 합의가 올해 최초로 이뤄졌기 때문에 다른 금융기관 합의 때도 기업은행 경영평가 이슈가 감안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합의는 직원들이 코로나19로 인해 경영평가에 신경 쓸 수 없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며 “다른 금융기관에 시그널을 줄 수는 있겠지만 얼마나 바뀔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부는 지난 20일 윤종원 기업은행장에 대한 고발을 취하했다. 지부는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상한제 위반 혐의로 지난달 윤 행장을 고발했다. 지부는 “이번 합의가 서로 간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계기가 됐기 때문에 고발을 취하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