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시계가 멈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에 따라 최악의 고용·경제위기에 대응해야 할 국회가 일손을 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인 미래통합당 탓, 미래통합당은 정부·여당 탓을 하며 2차 추가경정예산안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1일 오전 원내대표단·상임위원회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은 미래통합당이 선거 약속을 지키느냐 마느냐에 달려 있다”며 “국민 모두에게 지급하겠다는 총선 약속을 지켜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2차 추경안에 담긴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두고 정부는 소득 하위 70%, 여당은 전 국민 대상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총선에서 전 국민 지급을 공약했다가 선거 패배 후 선별지급으로 방향을 틀었다.

견해차를 좁히기 위한 국회 논의는 실종했다. 미래통합당이 총선 패배 후유증을 앓으면서 추경안 처리를 위한 여야 간 임시국회 일정 협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인영 원내대표와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의 면담은 20일에 이어 21일에도 불발했다.

미래통합당은 정부와 여당에 화살을 돌렸다. 김재원 미래통합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은 나름의 합리성을 가진 것”이라며 “하루빨리 추경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여당이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과 전 국민 지급에 합의하면 정부를 추가 설득하려던 구상이 어려워지자 대응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마냥 미래통합당을 기다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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