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위원장 나순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유급병가와 상병수당 도입에 올해 역량을 집중한다.

노조는 지난 17일 서울 영등포구 노조회의실에서 산별노조 창립 22주년 기념식을 겸해 중앙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19일 밝혔다. 노조는 매년 2월 말 정기대의원대회를 열었지만 코로나19 상황이라 온라인 투표로 대의원대회 의견을 수렴해 중앙위원회에서 사업계획을 확정했다.

노조는 코로나19 극복과 보건의료제도 개혁, 공공의료 확충을 주요 사업으로 정했다. 구체적으로는 유급병가와 상병수당 제도 도입,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 확대를 담았다.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은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유행 이후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런데 국립중앙의료원과 조선대병원 단 두 곳만 지정됐다. 정부는 영남과 중부권역에 추가로 감염병 전문병원을 지정할 예정이다.

덴마크·이탈리아·스웨덴 같은 나라는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유급병가와 상병수당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일부터 유급 질병휴가를 도입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유급 질병휴가와 상병수당 제도가 법적으로 보장돼 있지 않다.

나순자 위원장은 “높은 시민의식과 의료인의 헌신적 대응으로 코로나19 대응이 잘 됐지만 우리나라 보건의료 시스템의 허술한 점도 확인됐다”며 “권역별로 감염병 전문병원을 만들어야 하고, 아프면 쉴 수 있는 상병수당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현장 보건의료 인력문제 해결, 산별 노동조건 표준화 준비, 4아웃 2오케이 투쟁을 올해 사업계획으로 확정했다. 4아웃 2오케이 투쟁은 △공짜노동과 폭언·폭행 △허위의료기관 인증 △비정규직은 거부하고 노동자 안전·의료법 준수를 확보하는 투쟁이다.

노조는 산별조직 강화, 청년 노조활동가 발굴·육성, 10만 전략조직화 사업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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