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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불가능한 삶들을 위한 정치이슬 청년유니온 조직팀장
▲ 이슬 청년유니온 조직팀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에도 지구는 돌아가고 친구들은 결혼을 한다. 이 시국에 민폐라는 소리를 들었다는 친구를 위로하고 청첩장을 받으며, 거꾸로 나의 안부를 묻는 친구들에게 결혼하지 않기로 했다는 결심을 전했다. 비혼선언 후 가장 많이 듣는 소리 베스트3를 꼽자면 “나도 그랬다” “그런 애가 제일 먼저 가더라” “노후가 걱정되지 않냐” 정도인 것 같다. 결혼제도는 아직도 사회질서와 같아서 이때만큼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비혼 고민 나도) 해 봐서 아는데”를 시전한다. 그만큼 결혼제도에 대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다행이라 해야 할까. 그게 아니라면 나에게 인생이 늘 계획대로 굴러가는 것은 아니라는 교훈이라도 주고 싶은 것일까.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영화 <기생충>에는 큰 격차를 보이는 두 계층의 가정이 나온다. 기택의 가정이 상류층 가정에 침투해 가는 과정은 치밀한 계획을 통해 이뤄진다. 싸구려 맥주에서 시작해 위스키까지, 기택네가 보이는 상승곡선은 계획된 성공한 삶 같아 보인다. 계획이 있어야 성공한 삶을 살고 실패한 삶에는 계획이 없다.

비슷한 성공신화는 늘 재생산되고 자기계발서로 남는다. 그래서 대부분 사람들은 인생을 계획하고 컨트롤하며 살고 싶어 한다. 어렸을 때부터 방학계획표나 공부계획표를 짜고 연초마다 플래너는 불티나게 팔린다. 인생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변수들을 줄이려 각종 설계와 컨설팅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영화 <기생충>에서도 전혀 예측하지 못한 변수가 튀어 나왔다. 계획이 무엇이냐고 묻는 아들의 질문에 기택은 “계획은 세우는 게 아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기택을 위해 계획을 세우는 아들의 모습은 처량하기까지 하다.

마찬가지로 내가 들은 오지랖 베스트3 대사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계획대로 굴러가는 삶’은 쉽게 부정당한다. 그렇게 다들 마음 깊은 곳에 계획대로 굴러가는 삶에 대한 불신 하나쯤은 심어 놓고 사는 것 같다. 나도 여기까지의 내 삶이 딱히 계획대로 된 것은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오지랖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내가 돌려드리고 싶은 오지랖은 이러하다. 예상치 못한 삶을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한 삶에 대한 이해라는 것. 어쩌면 내 이야기가 될지도 모른다는 전제를 부동산투기에만 초점을 둘 것이 아니라 길을 걷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상 속에서 상기해 볼 것. 그러다 보면 우리 삶의 안전망에 대한 기대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 그리고 국가에 닿게 된다.

총선이 치러졌다. 역대 가장 길다는 정당투표지를 보며 많아진 정당의 수만큼 다양한 삶이 담긴 것일지 생각해 보게 된다. 비례코인에 편승해 보려는 정당들의 난립이라 하더라도, 다양한 정당의 양적 증가는 어느 시점에 질적 증가를 가져올 지 모른다는 희망을 가지게 했다.

각 정당이 내세우는 정책의 면면을 보니 (그마저도 볼 수 없었던 정당들도 많았지만) 원외정당다운 패기 넘치는 정책들을 볼 수 있었다. 그 극단적이고 또 자극적이기도 한 정책을 앞세워 정당들은 링 위에 올랐다. 그 정책들의 실현 가능성은 국민의 선택에 의해 1차적으로 걸러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궁금한 것은 그 다음 이야기다. 총선 이후 새로운 국회를 표방하며 출범할 21대 국회는 여전히 거대 양당제다. 하지만 적어도 수많은 정당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정책이 다양한 삶을 보호하고자 할수록 그 정책 대상은 소수에 가깝다. 그럴 때마다 부딪혀 온 ‘사회적 합의’라는 높은 벽은 늘 다수의 편에 서 있었다. 21대 국회에서는 사회적 합의를 단순히 정치인들의 변명거리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낼 책임 있는 주체가 돼야 한다. 다양한 삶을 보장하는 것이 곧 삶의 선택지를 다양하게 만든다. 그것이 미래세대를 위해 할 수 있는 국회의 역할이지 않을까.

이슬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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