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금융산업노조의 협상이 은행파업돌입 10여 시간만인 11일 저녁 극적으로 타결되자, 금융대란을 우려하던 시민들은 환영을 뜻을 나타냈고 파업참여 노조원들도 대부분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 반기는 시민들=협상타결과 파업철회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금융대란의 위기도 넘기고 금융권 구조조정도 추진할 수 있게 됐다며 반겼다.

노이준(36·회사원)씨는 “정부가 노조가 주장한 관치금융의 문제점을 인정해 파업을 철회할 명분을 주고 금융지주회사 설립 등 금융구조조정정책의 원칙도 지켜냈다는 점에서 환영한다”고 말했다.

주부 신아무개(57·서울 관악구 신림동)씨는 “파업이 일찍 해결돼 홀가분하다”면서 “앞으론 정부가 금융노동자들의 걱정을 덜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중소업체 사장 윤아무개(49)씨도 “정부가 금융 구조조정이라는 정부의 정책방향을 지켜냈다는 점에서 다른 개혁 분야의 본보기”라고 말했다.

◇ 노조원 복귀 표정=이날 오후 8시30분께 노조원 1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연세대에서 열린 파업철회 선포식에서 이용득 금융노조위원장이 “우리는 승리했다”며 “조흥, 한빛, 서울은행과 지방은행들의 강제합병을 막아냈다”고 협상결과를 발표하자 모여있던 노조원들은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반겼다.

노조원들은 “12일 발표할 합의문을 살펴봐야 겠지만, 일단 파업이 장기화되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하며 집회장을 떠났다.

지방에서 올라온 한 노조원은 “합의결과가 미흡하더라도 파업을 통해 관치금융의 폐해를 국민들에게 전한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 일선 은행창구=금융노조의 총파업이 벌어졌음에도 우려했던 금융사고나 혼란은 없었다.

하지만 일부 지점에선 오후 들어 손님들이 늘면서 대기시간이 늘고, 외환과 신규대출 등 일부 업무가 차질을 빚었다.

조흥 한빛 서울은행 등 파업은행들은 대다수 노조원들이 출근하지 않아 지점장 등 간부급 직원들과 계약직 직원들이 손님들을 맞았다.

전체 행원 23명 가운데 지점장 등 간부 4명과 계약직 2명 등 모두 6명이 출근한 서울은행 명동지점 임영수(47) 부지점장은 “현금입출금 등 일반 대고객 업무에 큰 지장은 없었다”고 말했다.

인접 외환은행 명동지점과 한빛은행 수유지점 등도 평소의 절반에 불과한 직원들이 고객을 맞았다.

이처럼 직원들이 많이 빠져나간 일부 은행 지점에서는 손님들이 늘어난 오후 들면서 대기시간이 평소보다 10~20분 이상 길어지는 등 불편이 따랐다.

조홍은행 청량리지점을 찾은 안갑순(70·여)씨는 “돈을 부치러 왔는데 한시간 가까이 기다렸다”며 “평소 15분 정도 기다리던 것보다 너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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