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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나 깨나 ‘유연화’김하나 변호사(해우법률사무소)
▲ 김하나 변호사(해우법률사무소)

지난해부터 틈틈이 2월 중순 마카오 가족여행을 계획했다.

숙소부터 세부 일정까지 모두 확정한 1월 말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았다. 며칠간 전전긍긍하며 추이를 살피다가 출발 일주일 전 모든 일정을 취소한 이후에서야 비로소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항공편과 숙소를 취소하는 데 적지 않은 수수료를 지불했다. 그러나 이후 코로나19 전 세계 확산세를 보면 결과적으로 백번 잘한 결정이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사회·경제·문화 같은 다양한 영역에서 변화의 바람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한다. 직장에서는 재택근무 같은 유연근무제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회식이나 집단회의가 줄어들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장을 보고 심지어 학교수업도 온라인으로 대체되고 있다.

질병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고 온라인쇼핑은 기존에도 존재하던 산업이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이러한 시스템에 예외 없이 참여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사회 패러다임 변화가 급속도록 이뤄지고 있다. 이로 인해 배송·택배·온라인 플랫폼산업은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 경기가 침체되고, 특히 항공·관광업계와 요식업 자영업자 폐업이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산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경기침체와 그에 따른 기업지원이 논의되는 상황을 틈타, 주요 사용자단체들은 어김없이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경총과 전경련은 각각 지난달 23일과 25일 법인세·상속세 인하, 정리해고 요건 완화, 대형마트 휴일 영업 허용, 탄력적 근로시간제도 단위기간 연장(3개월→1년),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근로 예외 확대, 신규 화학물질 등록기준 완화를 요구하는 제안과 긴급제언을 국회에 제출했다.

관광업계를 포함해 코로나19 사태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산업계와 소규모 자영업자에 대한 적절한 지원은 필요하다. 그러나 재계의 제안은 코로나19 이전 사용자단체가 반복적으로 주장한 제안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상대적으로 충격이 적은 대기업 중심의 사용자단체가 ‘시급성’을 강조하면서 정리해고 요건을 완화하고, 단축된 근로시간을 다시 확대하려고 한다. 고용 안정성을 낮춰 마음껏 직원을 사용하고 편하게 해고하려는 사용자의 희망사항을 코로나19 사태에 편승해 그 뜻을 관철하려는 것이다.

‘노동시장의 유연화, 노동의 유연화’는 노동시장의 흐름을 관측하는 입장에서는 가치중립적인 개념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 근로계약 주체인 사용자에게 노동의 유연화는 이윤 극대화를 위한 정수다. 반면에 근로자에게는 생계에 대한 예측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악수(惡手)다. 그러므로 사용자가 노동시장 유연화를 주장하는 것에는 근로자에게 생계 예측을 어렵게 만든다는 뜻이 내포돼 있다는 것을 사용자 스스로 자각해야 한다.

지금 재계가 할 일은 정리해고 요건 완화, 탄력적 근로시간제도 단위기간 연장, 주 52시간 근로 예외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경영능력을 발휘해 정리해고가 발생되지 않도록 고용유지 노력을 지속하는 것이고, 불가피하게 해고된 근로자를 우선 재고용하는 것이다.

김하나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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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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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정민 2020-05-12 12:00:45

    고용자에게도 피고용자가 제공하는 인적 자원인 노동력 없이는 조업을 원활히 수행하기 힘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고용자들은 우리 사회가 생각하듯이 무조건 악덕이고 사람 덜 쓰고 짜르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노동자들 다 짜르면 누구보고 일 하라고 할 겁니까. 해고는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거의 마지막에 고려되는 수단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좋은 근로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는 수많은 기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를 편하게 쓰고 그냥 짤라버린다고 인식하는 적대적인 태도는 노사관계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없을 겁니다.   삭제

    • 우정민 2020-05-12 10:11:12

      노동시장 유연화가 결국에는 일자리 예측의 불확정성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자님의 의견에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고용자와 피고용자는 상생의 관계에 있다는 점에서 이 기사와 같은 대립 구도를 만드는 것은 어느 쪽에게나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고용자가 존재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피고용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고용의 안정성을 추구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용의 안정성만을 위해 현 정부가 하듯 지나친 규제를 도입하여 고용자를 옥죄고 고용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을 넘어 '경직'시키면 이 역시 피고용자에 큰 피해가 된다는 것입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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