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환자가 갑자기 의료진 보호복을 찢었다. 환자들을 돌보던 한 간호사는 환자에게 팔을 물렸다. 다른 간호사는 보호복이 찢겨 세 차례나 갈아입었다.

국내 유일 정신질환자 전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운영하는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에서 일어난 실제 사례다.

12일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정신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의료진 안전대책과, 확진자 발생시 전용병동 설립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신질환자 선별진료소는 다른 병상에 비해 의료진 방호복이 훼손되는 경우가 다른 병상보다 자주 발생한다. 검사 도중 환자가 몸부림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의료진 방호복이 찢어지면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이 높아진다.

의료진이 감염된 상황에서 정신질환자까지 확진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의료진이 강도 높은 노동으로 면역력이 떨어져 지역사회에서 감염되고, 다시 환자가 감염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노조 관계자는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의 경우 의료진이 높은 피로도와 지역감염 우려, 환자에 대한 전파가능성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진이 됐든 환자가 됐든 확진 판정을 받으면 정신질환자 의료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경기도는 지난달 정신질환자가 코로나19 양성으로 확인되면 국립정신건강센터와 협력해 치료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국립정신건강센터에는 비어 있는 병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증 정신질환자는 일반 코로나19 치료 병원으로 옮길 수 없다. 다행히 현재까지 선별진료소에서 검사한 정신질환자 중 확진자는 없다. 노조 관계자는 “항상 마음 졸이며 검사를 한다”고 말했다.

한경대 노조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지부장은 “일반병동 근무자들은 교육훈련이 부족해 중증 정신질환자들을 대하기 어렵고, 정신과에서 근무하는 의료인들은 감염 예방에 대해 잘 모른다”며 “정부가 관리 지침을 제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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