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세계적 확산에 따른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사회적 대화가 활성화하고 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호텔업·항공업·건설업 노사가 참여하는 긴급 간담회를 개최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하반기 본격화할 것으로 우려되는 구조조정 국면에 대응하기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도 모색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제조업 구조조정 폭풍전야
“민주노총에도 제안, 불참해도 특위는 출범”


12일 경사노위와 노동계에 따르면 경사노위는 조만간 제조업·서비스업 등에서 코로나19에 따른 구조조정이 가시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가칭 구조조정특별위원회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위원회 산하 의제개발·조정위원회에서 특위 구성방안과 논의 의제를 숙고하고 있다. 구조조정특위는 4~5월께 출범해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가동될 계획이다. 서비스업과 자동차·석유화학·철강·전자부품 등의 일상적 구조조정에 대응한다.

제조업 노사는 고용위기 쓰나미를 우려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생산량을 만회하기 위해 한때 주 56시간 특근을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에 제안했다가 최근 제안을 철회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유럽 수출이 크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공장 가동과 부품생산 축소가 이어지고 있다. 완성차 위기는 철강과 협력업체로 전이될 수 있다.

문제는 참여 주체다. 경사노위에 참여하는 한국노총과 달리 민주노총은 상황이 복잡하다. 경사노위는 민주노총에 특위 참가 내지는 참관을 요청할 계획이다. 민주노총이 거부하더라도 특위를 출범할 계획이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일상적인 경사노위 활동이 아니라 코로나19 위기에 대한 고용대책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기 때문에 민주노총이 같이 할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도 “함께하기 어렵다면 한국노총과 업계 관계자들과 함께 출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제조업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봤을 때 코로나19에 따른 노정협의는 필요하지만 이를 경사노위에서 하자고 나오면 갑갑한 상황이 된다”며 “정부는 사회적 대화의 내용을 살릴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경사노위 밖에서 대화를 하자는 얘기다.

버스·플랫폼 노동자 고용안정, 원·하청 상생방안 모색

특위는 총고용 보장, 노동시간단축, 임금 삭감·동결같이 파장이 큰 의제를 다루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를테면 제조업 중에서도 특히 취약한 사내하청·협력업체의 실태를 청취하고 대정부 건의사항을 수집하는 등의 일에 주력한다. 빅딜(Big Deal)보다 여러 건의 스몰딜(Small Deal)을 도출한다.

이미 가동 중인 의제별위원회·업종별위원회도 코로나19 대책으로 논의 무게추를 옮겨 가고 있다. 지난달 업종별위원회인 보건의료위원회는 보건의료 노동자 안전·고용보장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버스운수산업위원회는 시내버스·고속버스 승객 감소에 따른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노선버스를 특별고용업종으로 지정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의제별위원회인 디지털 전환과 노동의 미래위원회는 플랫폼 노동 관련 분과를 5월께 구성한다. 플랫폼 노동자 사회안전망 강화 방안과 고용위기 극복 방안을 논의한다. 양극화 해소와 고용플러스위원회는 제조업 원·하청 간 상생 방안을 의제로 삼을 계획이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해고하지 마라고 해도 정말 경영이 어려워져 해고가 속출하는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이고, 작은 사업장을 살리기 위한 사회적 합의가 절실히 필요해질 것”이라며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사회적 대화가 매우 중요해지므로 취약계층과 소상공인 등이 필요로 하는 정부 지원방안을 계속 논의해 보려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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