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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업수당 지급, 노동자 선택 이전에 사용자 의무민현기 공인노무사(공공운수노조 법률원)
▲ 민현기 공인노무사(공공운수노조 법률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례 없는 고용위기가 발생하고 있다.

고용위기의 첫 번째 모습은 무급휴직이다. 산업과 지역을 가리지 않고 무급휴직을 실시하는 사업장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6일부터 무급휴직 익명신고센터를 운영하는 것만 봐도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휴직의 경우 자칫 천재지변에 의한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사업장 내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는 것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업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결국 현재 이뤄지고 있는 대부분의 무급휴직은 근로기준법 46조(휴업수당) 위반이다. 사용자는 불가피하게 휴직에 들어가더라도 휴직 기간에 대해 평균임금의 70%인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고용위기의 두 번째 모습은 권고사직이다. 사용자는 무급휴직 동의서 내지는 신청서 작성을 요구한다. 서명을 하지 않을 거면 권고사직 형식을 빌려 퇴사하라고 압박한다. 권고사직을 하게 되면 구직급여 수급이 가능해지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해고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사용자는 지금은 상황이 어려워 사직을 권고하지만 상황이 나아져 다시 채용하게 되면 퇴사자부터 우선 채용하겠다는 공수표까지 남발한다. 상황이 언제 나아질지 정해져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을 채용하면 문제 삼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지켜질 수 없는 약속에 가깝다.

최근 코로나19와 관련된 대부분의 상담은 무급휴직 또는 권고사직에 대한 내용이다. 앞서 말한 것을 설명하면 노동자들은 다시 묻는다. “그래서 저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요?” 이렇게 묻는 노동자들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답변하기 매우 곤란한 질문이다. 오히려 노동자들의 어려운 상황을 이해하기 때문에 답변이 어려운 것일까.

마음 같아서는 ‘그 어떤 선택도 하시지 말고 사용자에게 휴업수당 지급을 요구하세요’라고 하고 싶다. 하지만 실상은 “여러분의 경제 상황을 고려해서 적절히 판단을 하셔야 합니다” 하고 대답이 나간다. 이렇게 말하면 대부분 노동자는 “언제까지 무급으로만 버틸 수도 없는 건데 권고사직을 하라는 거네”라고 말한다. 사용자가 무급휴직과 권고사직을 선택하게 해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답은 이미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셈이다.

노동자가 선택하기 이전에 휴업수당 지급이라는 사용자의 의무가 먼저 이행됐어야 한다. 휴업수당이 지급된다면 노동자는 그 어떠한 선택도 하지 않아도 된다. 평소보다 적은 금액이긴 하지만 휴업수당을 받는다면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길 기다리면서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일상을 유지할 수 있다. 휴업수당을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용센터에 방문해서 구직급여를 신청해야 하고 다른 일자리를 알아 봐야 하는 것이다.

무급휴직과 권고사직은 이처럼 노동자의 삶을 고려한 선택지가 아니다. 사용자의 편의주의적인 해결방법에 지나지 않는다. 선택지는 노동자가 아니라 사용자에게 주어져야 하고, 이미 사용자에게는 고용유지지원금이라는 선택지가 존재한다. 휴업수당 지급이 부담스러운 사용자는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다. 그럼에도 사용자들은 해당사항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신청하지 않고 있다. 일부 사업장에서는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해야만 휴업수당을 주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휴업수당 지급은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노동자가 무급휴직과 권고사직을 선택하기 이전에, 그리고 무급휴직을 선택하더라도 휴업수당은 지급돼야 한다.

노동부는 익명신고센터를 통해 신고가 들어온 사업장에 대해서는 휴업수당이 지급될 수 있도록 철저히 근로감독을 해야 한다. 나아가 익명신고가 들어오지 않은 사업장에 대해서도 휴업을 하게 될 경우 휴업수당을 지급하도록 적극적으로 계도해야 한다.

방역뿐만 아니라 고용위기에 대해서도 그 어느 때보다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한 시기다.

민현기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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