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콜센터 사업장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예방을 위해 예방지침을 발표하고 긴급점검도 실시했지만, 콜센터 노동자 10명 중 6명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다만 지침 발표 이전에 실시한 조사 결과보다는 “안전하다”고 느낀 응답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직장갑질119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3일까지 콜센터 상담사 622명을 대상으로 예방지침 관련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내놓았다. 응답자의 59.2%가 “지침 발표 이후에도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안전하다고 느낀다”는 비율은 40.8%였다. 지난달 11~12일 콜센터119가 상담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 나타난 “안전하다고 느낀다”는 응답률 14.4%보다 2.8배 증가한 수치다.

서울 구로구 보험사 콜센터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 이후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12일 ‘코로나19 대응 콜센터 감염병 예방지침’을 마련했다. 직장갑질119는 정부가 지침에 첨부한 18개 점검항목 중 상담원들이 파악할 수 있는 14개 항목의 이행상황을 질문했는데, 10개 이상 항목이 이행되고 있다고 응답한 상담사는 51.1%였다. 원청 유형별로는 공공기관 이행 항목이 14개 항목 중 8.8개로, 민간회사 10.7개보다 1.9개 적었다. 응답자의 절반(50.5%)은 지침이 실효성이 없다고 답했다.

한 응답자는 “(지침 발표 이후) 몇 명이 빠졌지만, 인원이 그대로라 간격이 생길 수 없다”며 “감사 나온다고 없다던 마스크를 서둘러 지급할 땐 웬일인가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응답자는 “기침을 해도 모르는 척하더라”며 “체온계도 이상해서 다 온도가 똑같다. 누가 걸려도 이상할 게 없다”고 지적했다.

직장갑질119 관계자는 “지침 시행 이후 마스크를 나눠 주고 소독을 하고 칸막이를 설치하는 등 일부 개선된 조치들이 나타나고 있고 어느 정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정부 지침을 회사가 변질시켜 마음대로 사용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고 우려했다. 직장갑질119는 “정부의 강력한 정책만이 코로나19의 집단감염으로부터 상담사와 국민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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